故 한지성 사고 영상 공개…“남편과 동시에 차에서 내려”

  • 등록 2019-05-09 오전 7:46:22

    수정 2019-05-09 오전 7:50:10

故 한지성의 사고 당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다. (사진=YTN)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인천공항고속도로 사고로 사망한 여성이 배우 한지성(28)으로 알려진 가운데, 사고 현장을 지나가던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다. 사고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줄 결정적인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YTN은 한 씨의 사고 전 마지막 모습이 담긴 이 영상을 입수해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한 씨가 운전한 것으로 알려진 흰색 벤츠 C200 차량 한 대가 비상등을 켠 채 고속도로 한복판 2차로에 서 있다. 이후 한 씨 남편 A씨가 빠르게 가드레일 쪽으로 뛰어갔고, 벤츠 차량 뒤에는 한 씨가 있었다. 한 씨는 무슨 일인지 도로 한가운데서 허리를 굽히고 있다.

갓길이 아닌 도로 한복판에서 벌어진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란 목격자의 음성도 녹음됐다. 현장을 목격한 운전자는 “사람 뭐야. 담 넘어갔어. 한 명은 뒤에서 토하고 있고”라고 말했다.

바로 옆 3차선으로 주행하던 차량은 이를 보고 속도를 줄여 멈췄고, 잠시 뒤 뒤따르던 택시가 3차로에 정차한 차량을 피하려다가 2차로에 있던 한 씨와 벤츠 차량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해당 영상을 공개한 YTN은 “볼일을 보고 온 뒤 사고 사실을 알았다”는 한 씨 남편 A씨의 진술에 의혹을 제기했다. A씨는 앞서 경찰 조사에서 “소변이 급해 차량을 세우게 됐고 인근 화단에서 볼일을 본 뒤 돌아와 보니 사고가 나 있었다”고 말했다. 한 씨가 고속도로 한가운데에 차량을 세운 이유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영상을 보면 남편이 도로를 건너기 전 이미 한 씨는 차량 트렁크 쪽에 나와 있었고, A씨가 가드레일에 도착한 지 10초 만에 사고를 당했다. YTN은 “한 씨가 A씨보다 먼저 차에서 내렸거나, 거의 동시에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사고 당시 곧바로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라고 전했다.

YTN에 이 영상을 제보한 운전자는 블랙박스를 경찰에 제출했다. 경찰은 해당 영상을 분석하고, 부검 결과를 종합해 한 씨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풀어내기 위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 씨는 지난 6일 오전 3시52분께 김포시 고촌읍 인천공항고속도로 서울 방향 김포공항IC 인근에서 택시와 올란도 승용차에 잇따라 치여 숨졌다. 당시 벤츠 C200 차량을 운전하던 한 씨는 소변이 마렵다는 남편의 요청으로 고속도로 2차로에서 차량을 정차한 뒤 밖으로 나왔다가 사고를 당했다. 국과수의 1차 부검 소견은 다발성 손상으로 확인됐다.

한 씨는 2010년 여성 4인조 그룹 비돌스(B.Dolls)로 데뷔해 배우로 전향했으며, 드라마 ‘끝에서 두 번째 사랑’, 영화 ‘원펀치’ 등에 출연했다. 한 씨는 지난 3월9일 결혼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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