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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NYSE)는 25일(현지시간) 다우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879.44포인트(3.15%) 급락한 2만7081.36에 거래를 마쳤다고 밝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97.68포인트(3.03%)와 255.67포인트(2.77%) 주저앉은 3128.21과 8965.61에 장을 마감했다.
이들 3대 지수는 전날 폭락장의 반작용으로 반등을 모색했지만, 시장을 휘감은 팬더믹 공포를 이겨내지 못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의 낸시 메소니에 국장은 이날 진행한 언론 브리핑에서 “팬더믹에는 3가지 요건이 있다”며 이 가운데 2가지는 이미 충족했고, 나머지 1가지도 충족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코로나19는 사망 가능성이 있는 질병을 유발하고, 또 사람 대(對) 사람 간 감염을 일으킨다”며 “팬더믹의 두 가지 기준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점점 더 많은 국가에서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확인되고 있다”며 “팬더믹의 3번째 요건인 바이러스의 전 세계적 확산을 향해 더욱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나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민들은 우리와 함께 노력해주길 요청한다”며 “지금은 기업·병원·지역사회·학교 등이 대비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CDC가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할 경우 학교 폐쇄와 스포츠 행사·콘서트·비즈니스 만남의 취소 등 일상생활에 차질이 빚어질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힌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날 월가(街)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1.27% 상승한 27.85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코로나19 낙관론을 펴며 지지대를 형성하려 했으나 무용지물이었다.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코로나바이러스는 미국에서 매우 잘 통제되고 있다”며 “우리는 모든 이들, 모든 관련국과 연락하고 있다”고 썼다. 이어 “미 CDC와 세계보건(기구)은 매우 열심히 그리고 매우 똑똑하게 일해왔다”고 강조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이날 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과 관련, “인간적인 비극이지만, 경제적인 비극은 아닐 것”이라며 “다른 나라는 몰라도, 미국은 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시장은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기부양 의지, 즉 금리인하 시그널을 기다리는 모양새다. 연준 2인자인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은 이날 “코로나19의 경제충격 정도와 이것이 통화정책 전망의 수정을 필요로 할 것인지 판단하기는 너무 이르다”면서도 상황을 예의 주시 중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정책 변화의 여지를 남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