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3억 뚝’ vs 하남 ‘7천만원 쑥’…엇갈린 전셋값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전세문의도 줄고 연초 대비 3억원 가량 빠졌다.”(과천 원문동 A공인)

“청약 대기 수요로 7000만원 가량 올랐고 지금은 ‘부르는 게 값’이다.”(하남 풍산동 B공인)

과천 원문동 래미안슈르 아파트 전경.(사진=강신우 기자)

3기 신도시가 들어서는 과천(과천지구)·하남(하남교산지구)의 아파트 전세가격이 정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과천과 하남은 3기 신도시가 들어서는 인접 도시인데다 지난달 21일 국토교통부가 광역교통개선대책을 확정, 발표한 유일한 지역이지만 전세가 희비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과천 3억원↓, 하남 7000만원↑

3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를 보면 과천은 지난 2월1주차(3일 기준)에 마이너스(-)0.05%로 하락 전환하며 16주 내리 하락했고 하남은 꾸준히 상승했다. 5월 마지막 주(25일 기준)에는 과천은 -0.71% 떨어졌지만 하남은 0.31% 올랐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과천 원문동의 ‘과천래미안슈르’ 아파트(전용 85㎡)는 실거래가 기준 지난 2월19일 10억원(19층)에 거래됐지만 최근(5월22일) 7억원(14층)까지 급락했다. 별양동 일대 주공아파트 역시 같은 기간 5억3000만원(전용 74㎡)에서 4억2500만원으로 1억원 가량 하락했다.

원문동 인근 A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지난달 말까지 신규아파트인 과천푸르지오써밋(1571가구)에 입주하기 위해 인근 아파트에 전세를 살던 조합원들이 일시에 빠져나가면서 전세물량이 많았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말 과천의 전셋값이 지식정보타운에 들어서는 신규아파트 청약 대기 수요로 급등하자 지난 4월 청약 1순위 자격 조건을 해당지역 2년 이상 거주자로 1년 더 늘렸다.

하남은 전세가격이 심상치 않다. 미사강변도시 일대와 구시가지 등 전체적으로 전셋값이 수 천만원씩 뛰고 있다. 신장동 ‘하남 유니온시티 에일린의뜰’ 아파트(전용 84㎡)는 지난2월 4억5000만원에서 4월21일 실거래가 5억원을 찍었다. 풍산동 ‘미사강변 더샵 센트럴포레’ 아파트(전용 84㎡)도 같은 기간 7000만원이 뛰었다.

유니온시티 에일린의뜰 상가 내 B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지금은 물건이 없다. 3달은 기다려야 한다”며 “3기 신도시 청약 대기 수요는 몰리는 데 물량은 없어 현재 전세가격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했다.

“과천, 일시적 공급과잉 곧 오를 것”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의 전셋값 대비와 관련해 과천은 공급 물량이 많고 공공주택 실거주 요건이 강화된 탓에 기대 수요가 줄어 급락한 것으로 봤고 하남은 교통호재와 함께 청약 대기 수요, 상대적으로 싼 전세가격을 급등 배경으로 설명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과천은 대단지 신규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진데다 공공분양 거주요건 강화가 과천 3기 신도시 물량을 겨냥한 것이었기 때문에 지역우선 청약자격을 원했던 예비 청약 수요가 주춤해진 것이 전세가 하락의 원인”이라고 했다. 그는 또 “하남 전셋값 상승은 미사나 서울 강동의 입주물량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소장은 “과천은 현재 아파트 전체 물량의 10분의 1이 입주할 만큼 공급이 많고 청약시 실거주 요건이 1년 더 늘었기 때문에 추가 청약대기 수요의 유입이 안 돼 전셋값 낙폭이 컸지만 신규 아파트 입주가 끝나면 이내 오를 것”이라며 “하남은 교통망 호재와 함께 구도심 재개발 이슈,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등으로 서울서 밀려오는 수요를 하남이 받고 있는 분위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