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학대 아동, 비좁은 물탱크실에 7시간 숨어 있다 탈출

  • 등록 2020-06-16 오전 7:46:50

    수정 2020-06-16 오전 7:46:50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경남 창녕 학대 피해 아동 A(9)양이 집에서 탈출한 뒤 7시간가량 빌라 물탱크실에 숨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계부와 친모로부터 가혹한 학대를 당한 9살 초등학생 거주지인 경남 창녕군 한 빌라의 모습. 피해 아동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베란다(오른쪽 큰 붉은 선)에서 난간을 통해 옆집(왼쪽 작은 선)으로 넘어갔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9일 A양은 쇠사슬에 자물쇠까지 채워진 채로 이틀간 테라스에 묶여 있다가 의붓아버지 B(35)씨와 친모 C(27)씨가 없고 잠시 줄이 풀린 사이에 위험을 무릅쓰고 4층 빌라 베란다 난간을 통해 비어 있는 옆집으로 도망쳤다. 옆집을 통해 탈출한 A양은 비좁고 먼지가 가득한 빌라 물탱크실에 7시간 가량 숨어 있었다.

집에 있던 어머니에게 붙잡힐까 봐 두려워 물탱크실에 숨어 있던 A양은 기회를 엿보다 어두워지기 전인 오후 5시께 물탱크실에서 나왔다. 밖으로 나온 A양은 마을 쪽으로 도망치다 오후 6시20분께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맨발에 잠옷 차림이었던 A양의 양쪽 눈과 몸엔 멍 자국이 있었고, 손가락에는 화상으로 인해 물집이 잡혀 있는 등 심한 상처가 있었다. 손톱 일부가 빠져 있기도 했다. 당시 A양을 발견한 주민은 A양이 “아빠(의붓아버지)가 프라이팬으로 (손가락을) 지졌다”며 화상을 당한 손을 보여줬다고 경찰에 전달했다.

아이가 사라졌지만, 당시 A양 부모는 실종신고를 하지 않았다. A양이 도망친 걸 아예 몰랐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계부 B씨는 의붓딸 A양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지난 15일 구속됐다. B씨는 2017년부터 최근까지 A양의 목을 쇠사슬로 묶거나 하루에 한 끼만 먹이는 등 고문에 가까운 학대를 한 혐의를 받는다. 수갑을 찬 채 포승줄에 묶인 B씨는 지난 15일 오전 10시15분께 밀양경찰서 유치장을 출발해 창원지법 밀양지원으로 향했다.

밀양지원에 도착해 취재진에게 둘러싸인 B씨는 “정말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A양을) 남의 딸이라 생각하지 않고 제 딸로 생각하고, 아직도 많이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가장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한 제 잘못”이라고 말한 다음 자리를 떴다.

B씨와 함께 학대에 가담한 친모 C씨는 조현병을 앓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2일 응급입원했던 기관에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도내 한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고 있다. 정밀 진단이 끝나면 2주가량 행정입원을 거쳐 조사를 받게 된다.

현재 A양은 병원에 입원한 지 2주 만에 건강을 회복하고 퇴원해 아동쉼터로 옮겨졌다. A양은 법원의 임시보호명령에 따라 쉼터에서 보호받게 된다. 정식보호명령이 나오면 법원의 판단에 따라 성인이 되는 만 18세까지 기관에서 지낼 수 있다.

경남 창녕 학대 피해 아동의 모습이 담긴 CCTV 화면. (사진=채널A 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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