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절감 한다더니"…하루 2억원씩 받은 디즈니 임원 논란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디즈니 최고경영진에 속했던 임원이 하루 2억원에 달하는 고액 연봉을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디즈니는 지난해 연말 비용절감을 위해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한 바 있다.

2011년 미 국방부에 근무하던 당시 제프 모렐. (사진= AFP)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제프 모렐 전 디즈니 최고기업업무책임자(chief corporate-affairs officer)는 지난해 1월24일 입사해 같은 해 4월29일 퇴사할 때까지 총 836만5403달러(약 102억90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휴일 등을 제외하고 그의 재직 기간이 70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하루 11만9505달러(약 1억4700만원)의 급여를 받은 셈이다. 회사를 나갈 때 받은 퇴직금 400만6849달러(약 49억3000만원)을 더하면 모렐은 하루에 17만6746달러(약 2억2000만원)을 받은셈이라고 WSJ은 덧붙였다.

디즈니는 또 영국 런던에 있던 모렐과 그의 가족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이사하는 데 비용 50만달러(약 6억2000만원)를 지원했으며, 퇴사 후 그의 가족 다시 이사할 때도 50만달러에 달하는 이사 비용을 대줬다. 모렐이 LA에 살기 위해 구입했던 450만달러의 주택은 디즈니가 되사주기도 했다.

모렐의 급여에 대한 폭로는 디즈니 이사회에 자리를 요구한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가 디즈니 임원의 보수가 “과도한 수준”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기업 커뮤니케이션과 대관 업무를 담당했던 모렐이 재직 기간 중에도 일 처리가 매끄럽지 않았다는 비판도 함께 제기됐다.

모렐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의 동성애 교육금지법에 부적절하게 대처해 도마에 오른 바 있다. 플로리다주는 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학교에서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에 대한 수업과 토론을 금지하고 있으나, 모렐은 민감한 현안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디즈니의 기존 방식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 결정에 직원들은 거세게 항의했고 뒤늦게 결정을 번복한 디즈니는 디샌티스 주지사는 물론 진보와 보수 양 진영에서 비난을 받았다.

모렐은 또 재직 당시 회사 기밀이었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롤러코스터의 오프닝 날짜를 트위터로 올려 내부적으로 비판을 받은 적도 있다.

미 국방부와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출신인 모렐은 디즈니를 떠난 후 현재 워싱턴DC의 컨설팅회사 테네오홀딩스에서 글로벌전략커뮤니케이션 부문 사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