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KTB PE는 다음달 중 LG실트론 지분 공동매각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채권단을 대표하는 우리은행은 이 사안에 대해 다른 채권은행의 동의를 받을 예정이며, 해당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협약이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동 매각의 주관사는 채권단 지분 매각을 담당하던 삼일PwC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펀드와 KTB PE는 지난 2007년 동부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LG실트론 지분 49%를 7100억원에 공동인수한 바 있다. 당시 보고펀드가 지분 29.4%의 지분을 보유했지만, 인수금융 만기를 막지 못해 지분을 채권단 소유로 넘겼다. 현재 우리은행 등 채권은행이 LG실트론의 지분 29.4%를, KTB PE가 나머지 지분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
지난 1월 SK㈜가 경영권이 포함된 ㈜LG의 LG실트론 보유지분(51%)을 인수하면서 나머지 지분의 행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채권단과 KTB PE가 결국 공동 매각에 합의하면서 효율적인 지분 매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분을 따로 파는 것보다 채권단과 함께 파는 것이 훨씬 경쟁력이 있다”며 “전략적투자자(SI)나 재무적투자자(FI) 모두 관심이 있는 매물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분을 인수할 후보로는 51%의 지분을 확보한 SK가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경영권은 SK가 가져가긴 했지만 우호적이지 않은 세력이 49%의 지분을 가져갈 경우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이미 FI 중 지분인수에 대해 의사를 타진하는 곳도 있는 만큼 시장에 내놓게 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SK는 아직 접촉을 하지 않았지만, SK가 매각절차에 참여하게 되면 그 프로세스대로 진행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매각 성사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도 감지되고 있다. 인수전의 열쇠를 쥐고 있는 SK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다른 투자자 역시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없는 지분에 얼마나 투자자들이 몰릴지 의문”이라며 “이미 보고펀드가 투자에서 쓴맛을 봤기 때문에 다른 FI들도 조심스런 입장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