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부사장 그만두고 나무장난감 만드는 기업인

강현동 우드레일 대표 인터뷰
중견기업 부사장 삶 떠나 우드레일 설립
아이들 건강과 창의력 살리는 나무기차 제작
무한한 구상 가능한 레일이 가장 큰 장점
  • 등록 2016-05-31 오전 7:00:00

    수정 2016-05-31 오전 9:19:22

[춘천=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이 인정해 주는 높은 자리에 있다고 행복을 실현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나무기차를 만드는 일입니다. 아이들에게 추억을 심어줄 수 있는 장난감 기차를 만들고 싶습니다.”

꿈을 찾는 이를 손가락질하는 사회 속에서 ‘행복’이라는 추상적인 가치를 쫓아 잘 나가던 회사를 그만둔 기업인이 있다. 나무기차 장난감 제조업체 우드레일의 강형동(50·사진) 대표가 주인공이다.

강형동 우드레일 대표. 사진=채상우 기자
대학생들의 MT명소로 손꼽히는 춘천에 위치한 우드레일 본사에서 강 대표를 만났다. 우드레일은 작은 실개천이 흐르고 곧게 뻗은 길가에 녹음이 우거진 전원 속에 있다. 도시의 삶에 지친 강 대표에게는 최적이 장소였다.

과거 삼성전기(009150) 중앙연구소 수석연구원과 주성엔지니어링(036930) 부사장을 역임했던 강 대표는 많은 이들이 인정하는 엘리트였다. 하지만 그는 행복하지 않았다고 한다. 주변을 둘러 봐도 모두 하루 하루를 버텨가며 살아갈 뿐이었다.

그는 진정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는 일을 하고 싶어 하던 일을 그만두고 2012년 우드레일을 설립했다. 주변에서는 비웃음과 질책이 끊이지 않았다. 강 대표는 “친구들은 물론 아내마저 선택을 이해하지 못했다”며 “오직 내 아이들만이 나를 이해했다”고 쓴웃음을 보였다.

그가 나무기차를 유독 나무기차를 선택한 이유는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다. 강 대표는 “플라스틱에 비해 건강에도 좋은 나무 재질을 택했다. 외국에서는 아이들 장난감으로 나무가 많이 사용되는데 한국에서는 유독 플라스틱이 많이 사용된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건강과 고품질을 위해 목재는 유럽에서 자라는 너도밥나무만 사용하고 있다. 너도밤나무는 단단하고 가시가 잘 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도색을 위한 페인트도 먹어도 문제가 없는 천연염료만 사용한다.

나무기차는 창의성을 기르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강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기차에 색을 칠하고 레일을 자유롭게 구상하고 조립하면서 아이들의 창의성이 길러질 수 있다”며 “나무기차는 아이들의 창의력을 길러주는 교육용 장난감”이라고 소개했다.

그가 만든 나무기차가 해외 업체의 나무기차와 차별화된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레일’에 있다. 특허를 받은 레일 이음새를 이용해 얼마든지 사용자가 원하는 모양의 레일을 설계할 수 있다. 기존의 나무레일은 설계에 한계가 있었다.

레일을 자유롭게 구상할 수 있다보니 설계도가 따로 필요 없었다. 강 대표는 “설계도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제한할 수 있어 애초부터 설계도를 만들지 않았다”며 “조립법만 알려주고 나머지는 아이들에게 맡겼다”고 설명했다.

사무실 한켠에는 나무 목재가 가득 쌓여있었다. 그는 혼자서 자리에 앉아 매일 같이 나무를 깎아 직접 나무기차를 만든다. 수작업으로 하다보니 시간도 오래 걸려 일주일에 만드는 양이 약 40개 정도에 불과하다. 지금은 주문량이 많지 않아 괜찮지만 나중에는 인력을 더 늘릴 생각이라고 강 대표는 전했다.

우드레일의 매출액은 8000만원 수준이지만 꾸준히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또한 외부에서 먼저 우드레일에서 만든 나무기차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다. 코레일에서는 나무기차에 코레일마크를 찍어 팔자고 제안했으며, 독일상공회의소에서도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장난감 박람회에 우드레일의 참여를 요청했다.

강 대표는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자라면서 우드레일의 나무기차를 가지고 놀며 추억을 쌓는 날이 오는 것이 가장 큰 꿈”이라며 “나무기차 하나를 정말 잘 만드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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