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외압` vs `인륜문제`…조국 자택 압수수색 11시간 무슨 일이

이낙연 "여성 둘만 있는데 11시간 뒤져…아무리 봐도 과도"
현장 검사와 통화 `수사 압력` 비판에 "인륜 저버리냐"
두 차례나 영장 추가 발급…"말도 안 되는 먼지털이식"
  • 등록 2019-09-28 오전 9:05:00

    수정 2019-09-28 오전 9:05:00

조국 법무부 장관이 지난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 출석,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여성만 두 분 계시는 집에 많은 남성이 11시간 동안 뒤지고 식사를 배달해서 먹는 건 아무리 봐도 과도했다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 참석, 검찰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과 관련해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압수수색 대상 주거지 주인이 참관토록 하고 있다. 그 취지는 압수수색을 하더라도 개인의 기본권 침해는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공권력을 집행하더라도 과잉 금지 원칙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 출석한 조 장관이 자택 압수수색 당시 현장의 검사와 직접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수사 외압` 여부를 두고 정치권은 물론 법조계 안팎으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조 장관과 통화한 검사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 압수수색을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부장 검사다.

압수수색 현장 검사와 통화…`수사 압력` vs `인륜 문제`

압수수색 당일인 지난 23일 조 장관은 과천 법무부 청사 출근을 위해 오전 8시40분께 집을 나섰다. 검찰 수사관들은 압수수색을 위해 약 20분 뒤인 9시께 자택을 방문했다. 집에 딸과 있던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고지하는 담당 검사에게 변호인 입회 하에 영장집행을 요구했다.

정 교수 측 변호를 맡은 이인걸 변호사 등 변호인단이 도착하고 자택을 방문한지 1시간이 넘은 오전 10시30분께 검찰은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이 변호사는 조 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같이 근무한 경험이 있다.

이후 상황에 대한 주장은 엇갈린다.

법무부는 “변호인이 압수영장을 확인 중에 있었고, 배우자는 옆에 있다가 충격으로 쓰러져 119까지 부르려던 상황이었다”며 “그 과정에서 남편인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왔는데 배우자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건강이 너무 염려되는 상태여서, 전화를 건네받은 압수수색 관계자(특수2부 부부장 검사)에게 `건강 상태가 안 좋은 것 같으니 놀라지 않게 진행해달라`고 말한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압수수색을 방해하려는 취지 언급을 하거나 관련 수사에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도 없고, `남편`자격으로 당부했다는 얘기다.

검찰은 즉각 이를 반박했다.

전화를 건네받은 검사에게 “장관입니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아내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으니 압수수색을 신속하게 진행해달라”는 취지의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고 한다. 특수부 000라고 소속과 이름을 밝힌 해당 검사는 “절차에 따라 신속히 하겠다”고 응대했다. 해당 검사가 조 장관과의 통화가 부적절하다고 느꼈다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검찰 측은 이와 관련, `사건의 본질은 수사 압력`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27일 오전 대검 간부들과 회의에서 `수사 정보 유출이 아니라 수사 압력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조계 고위 관계자는 “배우자가 아프니까 배려해 달라는 것인데 인륜을 저버리라는 얘기냐”고 지적했다.

지난 23일 저녁 서울 서초구 방배동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택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 수색을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례적인 두 차례 영장 추가 발부…`먼지털이식` 비판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 검찰이 두 차례나 영장을 추가로 발부받은 것을 두고도 뒷말이 많다.

검찰이 처음 발부받은 영장 압수수색 목록에는 `정경심과 조국이 함께 사용한 컴퓨터`라고만 적혀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이 정 교수 측으로부터 임의제출 받은 하드디스크 2개 외에 집에 데스크톱 컴퓨터가 더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문제는 검찰이 조 장관 아들이 주로 쓰던 컴퓨터까지 포렌식 하겠다고 나서면서 첫 번째 다툼이 벌어졌다. 압수 대상 목적물 범위에 대한 변호인 측 이의제기가 있었고 영장 효력에 대한 불필요한 논란 없애기 위해 추가 영장발부에 나섰다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이러는 사이 점심시간이 됐고 정 교수와 딸, 변호인단은 점심 식사를 주문한다고 했다. 그러나 압수수색팀은 점심을 거른 채 계속 압수수색을 진행하고자 했다. 하지만 조 장관 가족들이 “그러면 우리도 식사를 못 한다”며 함께 식사할 것을 권유해 한식을 주문·점심 식사를 마쳤다.

오후 2시께 법원이 추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자 수색팀은 전문가를 통해 조 장관 아들 컴퓨터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에 들어갔다. 포렌식 작업은 저녁 무렵까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디지털 정보의 무결성을 위해 포렌식 전문가들이 컴퓨터 정보를 복제한다”며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확보 방법이고 정보의 접근과 변경 기록까지 모두 저장되므로 조작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조 장관 딸의 일기장을 압수하려다 재차 변호인 측 제지를 당했다. 또 다시 추가 압수수색 영장을 받으러 법원에 간 사이 시간이 지체됐고 추가 영장을 발부받은 검찰은 딸의 고교 1학년 때 다이어리를 가져갔다. 한영외고 1학년 재학 때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의학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런 까닭에 오전 9시 영장 집행 고지를 시작으로 실시된 압수수색은 11시간이나 지난 오후 8시께 종료됐다. 검찰 측은 “변호인을 기다리고 정 교수 측 요구대로 식사 시간을 가진 데다 추가 영장을 두 차례 더 받는 과정 등으로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그러나 “애초 영장을 잘못 받은 탓에 압수수색 진행 중에 두 번이나 다시 받아오는 말도 안 되는 짓”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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