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야인시대]② 밤새 걷는 사람들…밤새 타는 사람들

밤새워 한강변 걷는 '한강나이트워크42K'
달빛과 함께 출발 여명과 함께 도착
42km 25km 두 코스에 2500명 불야성
박물관·미술관 야간개장…9시30분 시작 연극도
테마파크도 야간개장…밤새 놀이기구 이용도
  • 등록 2016-08-05 오전 6:06:30

    수정 2016-08-05 오전 7:38:35

지난달 30일 열린 ‘한강나이트워크42K’ 참가자들이 한강변을 따라 걷고 있다(사진= 한강나이트워크42K 사무국).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대한민국의 밤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야심한 시간에 도심 곳곳에는 밤문화를 즐기려는 이들로 북적인다.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상품도 크게 늘었다. 공연·전시, 축제가 대표적이다. 테마파크 등 놀이시설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밤소비를 부추긴다. 밤문화는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며 오프라인과 온라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까지 공간을 넘어 시간을 파괴하며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한강을 밤새 걷다 ‘한강나이트워크’

최근 한강공원 일대에서는 이색 걷기대회가 열렸다. 보통처럼 낮시간에 하는 일상적인 행사가 아니다. 야심한 밤에, 그것도 밤새도록 걸어보자는 ‘2016 한강나이트워크42K’다. 지난달 30일 오후 8시와 오후 11시에 출발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이어진 걷기대회는 ‘달빛과 함께 출발해 여명과 함께 도착하는’ 걷기축제로, 42㎞, 25㎞ 등 두 코스로 진행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인원은 모두 2500여명. 42㎞코스에 700여명, 25㎞ 코스에 1300여명이다. 25㎞ 코스에 신청해 참가했다는 직장인 김대연(33) 씨는 “소중한 사람과 함께 밤새 이야기하며 완주했는데 그 성취감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면서 “더운 여름밤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축제 같은 대회라 더 의미가 컸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한강나이트워크42K’ 참가자들이 한강변을 따라 걷고 있다(사진= 한강나이트워크42K 사무국).


대회를 준비한 차신아 서울시한강본부 사무국 과장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횡단보도에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대회장 곳곳에 심폐소생술 9급 요원을 배치하는 등 특별히 안전문제에 신경을 썼다”면서 “참가자들이 평소 걸었던 한강길을 여름밤이란 특정 시간대에 걸으며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것은 물론 한강의 야경에 푹 빠져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셈”이라고 말했다.

◇퇴근 후 공연·전시를 즐기는 법

지난달 24일과 25일 오후 9시. 경기 의정부 예술의전당 소극장에는 심야연극을 즐기려는 인파가 줄을 이었다. 연극 ‘인디아 블로그’가 이날의 작품. 이날 연극을 보러온 직장인 문선희(32) 씨는 “보통 주말에나 보던 연극을 평일 업무 후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게 심야연극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면서 “그동안 문화프로그램들이 공급자 위주였다면 이젠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연의 메카인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도 올여름에는 심야공연이 한창이다. 연극 ‘사이레이나’와 ‘카포네 트릴로지’가 각각 이달 15일, 9월 18일까지 오후 9시 30분부터 관객을 받고 막을 올린다.

오후 9시 30분 공연을 올리는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의 한 장면(사진=스토리피).


박물관이나 미술관도 늦은 밤까지 사람들로 북적인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28일까지 수요일부터 토요일 오후 9시까지 문을 연다. 특히 야간개장 시간대인 오후 6시부터 9시까지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도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 개장한다. 매주 수요일 오후 7시에는 큐레이터와의 대화도 진행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뮤지엄나이트’를 첫째·셋째주 오후 10까지, 북서울시립미술관은 매월 첫째·셋째 금요일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의 ‘뮤지엄나이트’. 첫째·셋째 화요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운영한다(사진=서울시립미술관).


경복궁과 창경궁도 여름밤의 대문을 활짝 열었다. 19일까지는 오후 7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관람객을 받는다. 단 입장마감은 오후 9시까지다. 이 기간에 고궁박물관도 오후 10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낮이 아닌 밤에 즐기는 여름

강원 홍천군 비발디파크 오션월드서 밤을 즐기는 사람들(사진=대명리조트).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30분. 서울 강남구 롯데월드 어드벤처에선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쿨 서머 나이트 파티’를 열었다. 대부분 20~30대 젊은 남녀로, 외국인 관광객도 더러 섞여 롯데월드의 13종의 놀이시설들을 밤새 이용했다. 이날 롯데월드를 찾은 직장인 김희수 씨는 “일주일의 피로를 씻은 듯이 말끔히 해소할 수 있어 좋았고, 특히 한 여름밤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 것 같아 더 좋았다”고 말했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야간개장 후 관람객이 20%정도 늘었을 정도로 심야 비즈니스 시장은 충분하다”면서 “관건은 입장객을 끌어들일 매력적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관광업계도 기꺼이 밤문화 확산에 동참했다. 강원 홍천군의 비발디파크 오션월드는 15일까지 오후 10시로 영업시간을 연장했다. 경기 용인의 에버랜드와 캐리비안베이도 각각 14일과 15일까지 개장시간을 오후 11시로 연장한다. 이 기간에는 무더위를 오싹하게 날려 줄 공포체험 ‘호러메이즈’도 오후 9시까지 진행한다. 호러메이즈는 해마다 핼러윈축제 때 선보였던 인기시설. 컴컴한 미로를 따라 감옥·마취실·수술실 등을 이동하며 공포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올여름에는 납량특집으로 재구성해 공포체험 요소를 더욱 강화했다. 이 기간엔 ‘나이트 사파리’도 야간운영을 하며 컨버전스아트 ‘빛의 미술관’, 야간 퍼레이드, 멀티미디어 맵핑쇼, 불꽃놀이 등 밤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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