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집 못 사니까 샤넬이라도 산다… 文정부 때린 외신

  • 등록 2021-12-16 오전 8:26:45

    수정 2021-12-16 오전 10:23:09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지난달 2일,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CHANEL)이 네 번째 가격 인상을 단행하자 백화점 앞에는 샤넬 가방을 사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새벽부터 북적였다. 코로나 대 유행 시기에도 생필품 사재기를 하지 않던 한국인이 명품 소비에는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외신은 어떻게 분석했을까.

지난달 2일 오전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시민들이 입장을 위해 줄 서 있다 (사진=뉴스1)
15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인들은) 1000만 원 샤넬 가방을 사기 위해 새벽부터 줄 서서 ‘오픈 런’(백화점 오픈 전 줄을 서 대기하는 일)을 한다”라며 “한국의 구매자들은 프랑스 브랜드 제품을 손에 넣기 위해 필사적”이라고 했다.

통신은 “코로나 확산이 가장 심각한 시기에도 한국에서 생필품 사재기하는 사람들은 볼 수 없었다”라며 “대신 그들은 오전 5시부터 백화점 밖에 줄 서서 샤넬 가방을 사는 새로운 습관을 길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이 명품 소비에 열광하는 이유로 보복 소비와 집값 급등 등을 이유로 꼽았다.

지난 6월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샤넬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외여행 못 가니 샤넬이라도

통신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쇼핑이 제한되면서 사람들이 남은 돈을 명품 소비에 쓰면서 (오픈 런이) 시작했다”라고 짚었다. 즉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해 억눌렸던 소비가 고가의 제품 구매로 분출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한국의 명품 소비 규모는 전년보다 4.6% 증가한 142억 달러 (약 16조 8000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캐나다·일본·프랑스·영국·이탈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7번째 큰 시장 규모다. 이를 두고 통신은 샤넬이 한국에서 운영 중인 매장은 9곳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전체 매출의 8.5%를 한국에서 벌어들였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수치는 면세점에서의 매출도 포함한다.

희소성 때문에 더 끌린다

이어 통신은 “샤넬 코리아는 올해 들어 특정 품목 가격을 4차례 인상했는데, 이것이 더 많은 수요를 유발했다”라고 전했다. 돈이 있다고 해서 쉽게 살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 보니 제품이 가지는 희소성이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조모씨는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샤넬이 계속 가격을 인상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이 내가 볼 수 있는 가장 저렴한 가격표일 것”이라며 “사람들이 샤넬을 더 원하는 이유는 샤넬을 살 여유가 있다고 해도 원하는 물건을 얻는 게 엄청나게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샤넬은 지난 10월부터 일부 제품에 한해 구매 수량 제한을 시행했다. 샤넬의 대표적 인기 제품군인 ‘타임리스 클래식 플랩백’과 ‘코코핸들 핸드백’은 1년에 1점씩만 구매할 수 있다. 또 ‘스몰 레더 굿즈’ 항목 제품도 인당 1년에 1점씩만 살 수 있다.

서울 시내 샤넬 매장 진열창 모습. (사진=연합뉴스)
집은 못 사도 샤넬은 산다

이와 더불어 통신은 2030세대가 명품 소비에 특히 열을 올리는 이유로 집값 폭등을 꺼냈다. 통신은 “한국의 집값이 급등함에 따라 2030세대는 집을 살 수 없으리라고 느끼고 있다”라며 “대신 당장 즐길 수 있는 것에 돈을 쓰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어차피 집은 못 살 테니 명품이라도 산다는 것이다.

통신은 “KB금융그룹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한 2017년 6억 700만 원이던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두 배 이상 치솟아 11월 기준 12억 4000만 원으로 올랐다”라며 “월평균 소득이 300만 원을 밑도는 2030세대에게 이는 엄청난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통신은 샤넬이 내년에도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통신은 “2017년 7월 324만 원이던 샤넬 미니 플랩 백 가격이 현재는 66% 오른 539만 원”이라며 “같은 기간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25% 상승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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