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통신]사비 털어 소총 개조하니…특전사 총기개조 허용

[당신이 모르는 군 생활에 대한 모든 것]
미군, 사제품 구입 자유로워 개인적인 총기류 개조 수월
한국군은 30년째 같은 버전 K2 소총 사용...경직된 군 문화
특전사, 지난해부터 총기개조 허용...전투력 평가 때도 사용
  • 등록 2015-03-07 오전 9:43:50

    수정 2015-03-07 오전 10:18:49

올 겨울 설한지 극복 훈련에 참가한 특전사령부 요원들의 모습. [사진=국방부]
[이데일리 최선 기자] 모병제를 택하는 미군은 사제품 구입이 자유롭다. 전술장비를 장병 개개인이 구매해 전투력을 높일 수 있도록 조치해놓은 때문이다. 특히 총기류는 소속 부대와 임무에 따른 규정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개조가 가능하다. 숱한 전쟁을 경험한 미군은 원칙 준수보다 전투력 증강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천편일률적인 보급품과 강하게 적용되는 사제 반입금지 조치로 변화에 자유롭지 못한 우리 군과 대비된다. 징병제를 택한 우리 군과 모병제인 미군은 서로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한미동맹을 통해 미군을 접할 기회가 많은 우리 군관계자들은 그들의 자유로운 조직문화를 높이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군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1984년부터 K2 소총을 보급하기 시작해 30년째 같은 개인화기를 쓰고 있다”며 “반면 미국의 경우 같은 종류의 개인화기이지만 상황과 임무에 따라 다양한 버전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그만큼 소총 사용자인 하부에서 상부로 올라가는 의견을 적절하게 반영시키는 문화가 깔려있다는 얘기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작은 변화가 일고 있다. 우리 군 전체가 경직된 문화 속에 놓여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검은 베레’로도 유명한 특전사는 유사시 하늘, 땅, 바다 등 다양한 공간에서 적진에 침투해 작전을 수행하는 핵심 부대다. 게릴라전, 정찰, 정보수집, 직접타격, 요인 암살·납치, 인질 구출, 주요시설 파괴, 항공폭격 유도, 심리전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몇 년 전부터 특전사에서는 소총에 다른 장비를 부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레일, 수직손잡이, 주야간 조준경 등 총기 액세서리를 추가 구입해 개조하는 요원들이 늘기 시작했다. 보급 소총보다 더욱 안정적이고 정밀한 공격을 위해 특전사 요원들은 사비를 털었다.

지난해 4월 한국과 미국 해병대 대원들이 도시지역 전투기술 시범을 보이고 있다. 한국군의 정형화된 소총과 각종 장비가 장착된 미군의 소총이 대조된다. [사진=국방부]
전투력 증강을 위해 정부 지원이 아닌 개인이 비용을 들이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자 특전사는 개인 화기에 대한 개조를 허용하는 등 전투 임무 수행에 편리한 방식으로 규제를 풀고 지원을 늘리기 시작했다. 전투력을 높이는 데 미군 스타일의 유연함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전사는 전향적으로 소총에 장착할 수 있는 레일, 수직손잡이, 주야간 조준경, 야간 투시경 등을 올해까지 전 부대원에게 보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기존의 금속 탄창보다 견고하면서도 가벼운 플라스틱 재질의 탄창, 적외선 표적지시기 등도 올해 안에 전력화해 기존 소총의 능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도 세워 놨다.

이에 앞서 특전사는 지난해 2명당 1명꼴로 부무장으로 권총을 지급했다. 주무장이 고장 나 사용이 불가능한 상황에 빠질 것에 대비한 것이다. 다른 군인들이 허리춤에 차는 것과 달리 이 권총은 요원의 허벅지에 무장된다.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는 허리보다 허벅지에 손이 닿는 속도가 빠르다.

기존에 개조된 장비는 개조하지 않은 이들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 전투력 평가 때 사용할 수 없었다. 특전사는 이런 규제 또한 폐지했다. 특전사 관계자는 “동계 스포츠 봅슬레이 종목의 경우 경기 결과에 개인의 실력보다 장비의 성능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가 있다”며 “일례로 수직손잡이 장착으로 특전사 요원의 사격 자세 안정감이 좋아져 명중률이 높아졌다. 전향적인 조치가 부대원의 전력도 높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군 일각에서는 특전사의 전향적인 조치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내놓는다. 장비 개조로 인해 전투운용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군 관계자는 “소총을 개조해 개인에게 적합하게 만들면 사고 위험은 없는 지를 철저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군에서 마인드를 바꿔 좋은 무기를 쓰려고 하는 움직임은 있으나 아직까지 의사결정과정이 순탄치는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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