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는 천편일률적인 보급품과 강하게 적용되는 사제 반입금지 조치로 변화에 자유롭지 못한 우리 군과 대비된다. 징병제를 택한 우리 군과 모병제인 미군은 서로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한미동맹을 통해 미군을 접할 기회가 많은 우리 군관계자들은 그들의 자유로운 조직문화를 높이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군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1984년부터 K2 소총을 보급하기 시작해 30년째 같은 개인화기를 쓰고 있다”며 “반면 미국의 경우 같은 종류의 개인화기이지만 상황과 임무에 따라 다양한 버전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그만큼 소총 사용자인 하부에서 상부로 올라가는 의견을 적절하게 반영시키는 문화가 깔려있다는 얘기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작은 변화가 일고 있다. 우리 군 전체가 경직된 문화 속에 놓여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검은 베레’로도 유명한 특전사는 유사시 하늘, 땅, 바다 등 다양한 공간에서 적진에 침투해 작전을 수행하는 핵심 부대다. 게릴라전, 정찰, 정보수집, 직접타격, 요인 암살·납치, 인질 구출, 주요시설 파괴, 항공폭격 유도, 심리전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
특전사는 전향적으로 소총에 장착할 수 있는 레일, 수직손잡이, 주야간 조준경, 야간 투시경 등을 올해까지 전 부대원에게 보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기존의 금속 탄창보다 견고하면서도 가벼운 플라스틱 재질의 탄창, 적외선 표적지시기 등도 올해 안에 전력화해 기존 소총의 능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도 세워 놨다.
이에 앞서 특전사는 지난해 2명당 1명꼴로 부무장으로 권총을 지급했다. 주무장이 고장 나 사용이 불가능한 상황에 빠질 것에 대비한 것이다. 다른 군인들이 허리춤에 차는 것과 달리 이 권총은 요원의 허벅지에 무장된다.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는 허리보다 허벅지에 손이 닿는 속도가 빠르다.
그럼에도 군 일각에서는 특전사의 전향적인 조치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내놓는다. 장비 개조로 인해 전투운용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군 관계자는 “소총을 개조해 개인에게 적합하게 만들면 사고 위험은 없는 지를 철저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군에서 마인드를 바꿔 좋은 무기를 쓰려고 하는 움직임은 있으나 아직까지 의사결정과정이 순탄치는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