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영 시계는 아직 `멈춤`…평창 폐막식도 불참

이재용 부회장 석방 뒤 사실상 칩거 상태
檢, 다스 수사 관련 수차례 압수수색 진행
평창올림픽서 최소한의 스포츠마케팅
  • 등록 2018-02-24 오전 7:00:00

    수정 2018-02-24 오전 7:00:00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 석방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관련 수사에 휘말리면서, 사업 및 경영 활동이 또다시 위축되고 있다. 검찰이 다스 소송비 대납 관련 수사를 위해 압수수색을 벌였던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이데일리DB]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이어 오는 25일 폐막식에도 이재용 부회장은 물론 주요 경영진이 참석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고 보름 넘게 시간이 흘렀지만, 서울 삼성 서초사옥 41층에 있는 그의 집무실은 여전히 텅 비어있다. 이 부회장이 석방된 지 불과 사흘 뒤 불거진 삼성의 다스(DAS) 소송비 대납 의혹으로, 서초사옥은 검찰로부터 나흘에 걸쳐 압수수색을 당했다. 이건희 회장이 유치에 결정적 역할을 했고 삼성전자가 메인스폰서인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개막식에서도 주요 경영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삼성의 경영 시계는 이 부회장이 구속됐던 지난해 2월 17일 이후 1년 넘게 여전히 멈춰있다.

경영 정상화 길목서 마주친 ‘다스’ 수사

삼성은 지난 1년간 ‘총수 부재’ 상황 속에서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대규모 M&A(인수합병)이나 사업 재편 작업 등이 사실상 올스톱 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 5일 이재용 부회장이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나면서 삼성 내부에선 경영 정상화가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컸다. 석방 바로 다음날인 6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초청간담회에 참석했던 윤부근 대외협력총괄 부회장은 “스피드경영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하겠다”며 총수 복귀를 염두에 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일부에선 이 부회장이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유치를 위해 노력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경영 일선에 복귀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란 추측도 나왔다.

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전날인 8일,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실소유주 의혹이 제기된 자동차부품업체 다스 수사와 연계해, 서초사옥과 수원 본사 등 삼성전자 사업장 3~4곳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삼성 내부 분위기는 차갑게 얼어붙었다. 검찰은 삼성이 2009년 3월부터 10월까지 3~4번에 걸쳐 350만 달러(약 40억원)의 다스 소송비용을 미국 로펌에 지급한 경위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은 지난 15일 피의자 신문으로 검찰에 출석해 당시 청와대의 대납 지시를 받았고, 이건희 회장에게 보고한 뒤 지원을 결정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소송비 대납이 이건희 회장의 2009년 12월 대통령 단독 특별사면 및 복권의 대가인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거의 10년 가까이 시간이 지난 사안이라 당시 근무했던 주요 관계자나 임원들이 모두 회사를 떠나서 사실 여부 확인이 어렵다”며 “검찰의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는 것 외에는 따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스포츠마케팅도 최소화

이재용 부회장은 석방 직후부터 시작된 검찰의 다스 관련 수사와 잇따른 압수수색으로 사실상 칩거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해 1월 첫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당시 서울구치소를 나와 곧바로 서초사옥으로 향해 회사 일을 챙겼던 이 부회장이지만, 이번에는 석방 이후 보름이 지나도록 출근하지 않고 있다. 이 부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서초사옥이 8일부터 13일까지 나흘 연속 압수수색을 당한 것으로 전해져, 회사에 나오긴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용산구 한남동 자택에서 머물며 정현호 사업지원TF 사장 등에게 주요 경영 사안을 보고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메인스폰서로 참여한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적극적인 스포츠마케팅은 자취를 감췄다. IM(인터넷 모바일)부문을 이끌고 있는 고동진 사장이 ‘삼성 올림픽 쇼케이스’ 등을 방문해 일부 일정에 참여했지만, 개막식엔 삼성 측 인사가 참석하지 않았다. 오는 25일 열릴 폐막식에도 참가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다른 삼성 고위 관계자는 “지금 분위기도 그렇고 폐막식에도 삼성의 주요 경영진이 참석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검찰이 밝힌 다스 소송비 대납 시점(2009년)과 그해 말 이건희 회장 사면 간의 연관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시는 2008년 삼성 특검으로 그룹 컨트롤타워였던 ‘전략기획실’이 해체되고,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전 부회장 등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비상경영 체제였다. 또 이건희 회장 사면은 당시 경제5단체장이 모두 건의했던 사안이라는 지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은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자숙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불과 몇달 만에 특별사면을 받기 위해 다스 소송비를 대납했다는게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라며 “사면 요청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이었던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가 처음 했고 이어 강원도의회, 경제5단체장 등의 요청이 연이어 나왔는데 이들 모두에게 청탁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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