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행동주의펀드의 칼날이 이수만 회장을 향한 데 따른 것이다. KB자산운용(KB운용)은 5일 에스엠을 상대로 주주서한을 발송하고 이수만 회장의 개인회사로 알려진 라이크기획과의 합병을 요구했다. 에스엠이 영업이익 46% 규모에 해당하는 인세를 라이크기획에 지급하고있는데, 이 규모가 과도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KB운용은 에스엠의 지분 7.59%(지난달 31일 기준)를 보유한 3대 주주로, 행동주의 공모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자산운용사다.
시장에선 에스엠의 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행동주의펀드의 공격 대상이 되면 장기적으론 배당 등 주주가치가 제고되는 한편 기업가치도 오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실제로 ‘강성부펀드’로 불리는 KCGI가 한진칼(180640)을 상대로 행동주의의 칼날을 겨누자 주가는 연일 큰 폭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도 KB운용의 행동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튜브와 방탄소년단의 수혜를 통한 케이팝의 글로벌화는 현재 진행형이나 승리 게이트와 반복되는 실적쇼크로 수혜를 함께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주주서한은 그 수혜를 함께 누리고자 함이며 에스엠도 언론을 통해 적극적인 소통을 약속한 만큼 분명한 성과가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케이팝이 명실상부 세계적인 문화콘텐츠로 자리잡은 현재에도 국내 엔터테인먼트사업은 회장 개인의 취향에 좌우될 정도로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져 왔던 게 사실이다. KB운용 역시 그러한 이유로 에스엠을 향한 칼날을 겨눈 것이다. 과연 행동주의 펀드의 칼날이 에스엠의 환부를 어디까지 도려낼 수 있을지, 이를 통해 에스엠이 또 한 번 성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