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졸업식 앞둔 아빠…교통사고 화물차 돕던 중 참변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고속도로 사고 현장에서 운전자를 돕던 40대 남성이 2차 사고로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남성은 초등학생인 딸 졸업식에 빠지지 않으려 9일간 연장근무를 하고 돌아가던 길에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사진=JTBC News 캡처)

14일 JTBC 보도에 따르면 통신 설비 기사인 40대 곽 모 씨는 지난달 31일 새벽 1시께 1.5톤 화물차를 끌고 가다 4톤 화물차가 고속도로 옆 가드레일에 부딪혀 옆으로 넘어진 현장을 목격했다.

곽씨는 사고 수습을 돕기 위해 자신의 화물차에서 내려 4톤 화물차 운전자를 살펴보던 중 사고를 당한 운전자가 의식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당시 운전자가 차 안에 있던 짐과 자재 파편 등 때문에 스스로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임을 인지한 곽씨는 사고 차량속에서 운전자를 끄집어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잠시 후 도로를 달리던 16톤 화물차가 현장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넘어져 있는 4톤 화물차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곽 씨와 4톤 화물차 운전자 40대 남성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16톤 화물차 운전자도 크게 다쳤다.

고인의 아내는 JT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딸의 초등학교 졸업식 날 같이 가자고 해서 (남편이) 그 주에 집에 못 오고 일했다”고 말했다.

곽씨는 딸 졸업식 날 휴가를 내기 위해 쉬는 날 없이 9일째 일하며 피곤한 와중에도 사고 운전자를 그냥 지나치지 못해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고인의 아내는 “100번도 더 생각해 봤지만, 그 자리, 그 시간, 그 장소에 또 지나쳤어도 그 사람은 절대 그냥 지나치지 않았을 사람이라는 걸 나는 안다”며 참담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