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100만원짜리 입학선물 불티.."조부모 등골 휜다"

황금돼지띠 효과..2006년生보다 10%↑ 취학 아동
손주에 입학·설 선물..노년층 고객 큰손 떠올라
'강남 할머니' 사이에선 승마복·모피까지 장만
캐나다구스·란도셀 가방 등 고가 상품군 일부 품절
  • 등록 2014-02-03 오전 9:13:55

    수정 2014-02-03 오전 11:03:05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지난 1일 설 연휴 막바지에 찾은 서울 강남 A백화점 수입아동 매장에는 한 벌에 수십만원짜리 옷을 손주에게 선물하려는 노년층 고객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30만~50만원대 아동용 가방부터, 고가 아동패딩 제품은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출산율이 높았던 2007년 ‘황금돼지띠’ 출생 아이들이 올 3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조부모들이 ‘큰손’으로 떠올랐다. 경기불황 속에서도 ‘내 손주를 위한 소비’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동우모피 아동용 코트, 몽클레르 아동패딩, 아동용 승마복
일부 백화점에서는 골프채와 승마복, 아동용 모피 등의 고가 제품을 입학 선물용으로 내놓는가 하면 몇 년 새 선물 구입 평균 금액대도 대폭 올랐다.

캐나다구스, 몽클레르 등으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아동패딩 가격은 70만~150만원 수준으로 7~8세 사이즈는 작년 말 성탄절 이전에 일찌감치 동났다. 85만원짜리 버버리키즈 퍼트리밍 패딩 역시 인기 사이즈는 품절돼 구하기 어려웠다.

인근의 파라점퍼스와 무스너클 매장도 8~10세 사이즈는 이미 판매가 끝났다. 매장 직원은 “인기 사이즈는 다른 매장에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면서 “패딩 매출이 2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귀띔했다.

아동용 가방 매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손주와 함께 찾은 조부모들이 틈틈이 눈에 띄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아동용 가방 가격을 살펴보면 일본의 ‘란도셀’은 기본 40만원에서 최고 115만원에 달했다. 또 버버리키즈의 남·여아용 백팩 가격은 40만원~70만원대로, 빈폴·닥스키즈 등 국내 브랜드의 상당수 제품도 20만원 안팎에 팔렸다.

백화점 관계자는 “고가 아동류 매출의 절반 이상이 할아버지, 할머니의 지갑에서 나온다”면서 “맞벌이 증가와 저출산 추세로 바쁜 엄마를 대신해 손자·손녀를 극진히 챙기는 조부모가 이젠 유아동 업계 주 수요층”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B백화점의 최근 3년간 50~60대 이상 기혼자 유아동 매출 추이를 보면 2011년 14.6%, 2012년 15.1%, 2013년 15.5%로 꾸준히 늘고 있다. 선물 금액대도 점점 높아졌다. 최근 5~6년 전까지도 평균 선물 금액대가 5만~10만원대 이하였다면 지금은 20만원대를 훌쩍 넘는다.

최근 초등학교 손주·손녀를 둔 강남 조부모들 사이에선 입학선물로 300만원 안팎의 모피나 승마복을 사주는 것이 유행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이 같은 고가 선물 수요에 아동용 골프클럽과 모피 등을 선보였다.

박순민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팀장은 “침체된 소비 속에서도 내 아이만을 위한 소비는 느는 추세”라며 “특히 ‘재복(財福)이 유독 많다’는 이유에서 2006년보다 10%(4만5000명) 정도 많이 태어난 2007년생 아이들이 올 3월 초등학교에 일제히 입학함에 따라 일부 고가 아동 제품들은 물량 부족 현상까지 빚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금돼지띠 효과’에 따른 명품 선호현상을 놓고 일부 학무보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예비 학부모인 강모(45)씨는 “명품 선호 현상이 부모는 물론 아이들에게까지 이어질까 봐 우려스럽다”며 “제2의 ‘등골브레이커’ 현상도 걱정이지만 행여 비싼 물건을 사지 못하는 아이들이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동우모피 아동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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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클레르 패딩
아동 승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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