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부드러운 식감, 봄 자리의 매력에 빠지다

  • 등록 2017-04-28 오전 6:20:13

    수정 2017-04-28 오전 6:20:13

자리물회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자리돔은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의 작은 돔이다. 육지에서는 자리돔이라고 하지만 제주에서는 자리라고 줄여 부른다. 5월부터 잡히는 봄 자리는 여름 자리보다 뼈가 부드럽고 식감이 좋다. 겨우내 봄을 기다리듯 봄 자리를 기다린다. 회로 먹기에는 작아서 주로 구워서 먹는다.

자리라는 이름이 재미있다. 한 자리를 떠나지 않고 살아서 자리란다. 사실 자리는 이름에 ‘돔’ 자 항렬을 쓰지만 그다지 고급 어종은 아니다. 붕어만 한 작은 크기에다 그물질로 잡아내는 흔한 물고기다 보니 ‘바다의 여왕’이라 불리는 참돔이나 최고의 횟감으로 대접받는 감성돔에 비할 바가 아니다.

제주도 사람에게 더할 수 없이 친숙하다. 봄부터 여름에 이르는 시기에 절정을 이루는 자리는 제주 서민들의 배고픔을 달래주며 단백질과 칼슘 공급원의 역할을 했다. 제주도 사람 중 허리가 굽은 사람이 드문 것도 어릴 때부터 자리를 통해 칼슘을 많이 섭취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잡는 법도 특이하다. 제주에서는 ‘자리 뜬다’고 말한다. 이는 ‘테우’라는 제주도 전통 어선에서 그물을 이용해 자리를 떠내는 어업 방식에서 유래했다. 과거에는 테우를 타고 나가 ‘사둘’이라고 하는 그물(긴 손잡이 끝의 둥근 나무 테에 그물로 둘러싼 국자 모양)을 이용해 잡았다. 수심이 낮고 암반에 무리 지어 서식하는 자리의 특성을 이용한 선조의 지혜였다. 지금은 어선 2척을 이용해 바닷속에 그물을 투망하고 자리가 모이기를 기다렸다가 일제히 들어 올려 잡는 ‘들망’이라는 어법을 이용한다.

자리는 회·구이·무침·조림 등으로 다양하게 요리해 먹는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자리물회다. 자리물회를 먹을 줄 알면 제주도민이 다 됐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다. 자리를 잘게 토막 낸 후 된장과 채소를 넣어 무친 다음 물을 부어 제피나무잎 가루를 넣어 먹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이다. 요즘에는 된장 대신 고추장을 넣어 대중에게 좀 더 친근한 맛으로 만드는 식당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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