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인사동·북촌·경복궁 등 서울 주요 관광지에서 한복 열풍을 확인할 수 있다. 화려한 색감의 한복을 입고 거리를 누비는 나들이객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특히 한복을 입은 외국인보다 내국인을 더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인사동에서 8년간 한복 대여매장을 운영해왔다던 A씨는 “작년부터 매장을 들르는 내국인이 급증하더니 최근에는 외국인 수요를 앞지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복나들이는 10~20대 여성들 사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올 봄 고교 동창 4명과 한복을 입고 창경궁을 방문했다는 직장인 우 모씨(여·27)는 “한복을 입으면 고궁 무료입장이 가능한데다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져 좋은 사진을 많이 건졌다. 당시 사진을 아직도 카카오톡 프로필로 해뒀다”고 전했다. 9월 결혼을 앞둔 이 모씨(여·29세)는 남자친구와의 웨딩사진을 한복 데이트 콘셉트로 찍었다. 이 씨는 “스튜디오 촬영도 좋지만 색다른 추억을 남기기위해 한복을 입고 촬영했다. 우리말고도 웨딩 촬영하는 팀을 여럿 목격했다”고 말했다.
인기에 힘입어 한복 매출도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올해 한복 카테고리의 전체 매출은 전년보다 56% 증가했다. 작년 같은기간(12%)보다 신장률이 4배 이상 뛰었다. 특히 20대의 매출은 작년보다 68% 신장하며 다른 연령대(30대 43%·40대 47%)를 압도했다. 매출 증가를 반영해 업체 측은 지난 4월부터 ‘패션·캐주얼한복’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기도 했다. 이나영 G마켓 한복 카테고리 매니저는 “최근 한복은 편안함과 디자인이 더해져 패션에 민감한 20대 여성들에게 일상복으로 활용될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2014년을 기점으로 한복의 인기가 뜨거워졌다고 분석했다. 당시 전주, 부산 등에 위치한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시작된 ‘한복데이’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시작한 첫해에 연간 행사로 열렸던 한복데이는 작년부터 매달 치러지는 행사로 바뀔 정도로 그 위상이 달라졌다. 또 젊은 층이 주축이 된 동호회 ‘한복놀이단’이나 ‘한복입는날’ ‘한복입는 세상을 꿈꾸다’ 등 관련 커뮤니티가 생기면서 정보공유가 활발해진 측면도 작용했다.
최정철 한복진흥센터 원장은 “한복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입는 수준도 높아지고 유통되는 한복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한복에 대한 관심이 ‘반짝’열풍으로 그치지 않도록 한복 업계·정부 등이 힘을 모아 투자·개발 등을 지속해야 할 것”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