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제2의 페이스북`으로 불리며 올해 기업공개(IPO)시장에서 최고의 기대주로 꼽혔던 스냅이 화려하게 뉴욕 주식시장에 데뷔했다. 주식 공모규모만 34억달러(원화 약 3조8910억원)로 페이스북(30억달러)을 앞질렀고 시가총액도 291억달러에 이르렀다. 공동 창업주인 에반 스피겔은 이 과정에서 2억7200만달러(원화 약 3110억원)를 벌어들여 백만장자 반열에 올라섰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냅(주식 티커 `SNAP`)은 이날 주당 17달러에 총 34억달러의 주식을 공모하면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공식 상장했다. 34억달러라는 공모금액은 지난 2013년 상장 당시 페이스북 공모액을 넘어선 것이다. 또한 주식에 대한 초과 청약이 있을 경우 주간사가 증권 발행사로부터 추가로 공모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콜옵션인 초과배정옵션까지 감안하면 총 공고액은 39억달러까지 늘어나게 된다. 특히 스냅은 이날 첫 거래에서 무려 44%나 급등하면서 주당 24.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 덕에 회사 시가총액은 291억달러까지 불어났다.
오랜만에 증시에 등장한 기술주다 보니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다. 실제 수수료없이 장외주식을 거래하는 트레이딩앱인 로빈후드가 개인투자자 6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35%가 “IPO 이후 무조건 스냅 주식을 살 것”이라고 답했고 35%는 “스냅 주식을 살 수도 있다”고 했다. 투자자 10명중 7명은 스냅 주식을 살 의향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스냅 주식을 사지 않겠다”고 답한 비율은 30%에 불과했다.
아울러 증시에 상장된 이후에는 스냅 실적도 새삼 부각될 수 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1억6100만명의 일일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스냅은 이용 빈도에 있어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오히려 앞서는 잠재력을 갖고 있긴 해도 지난해에 5억146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한 해전에 비해 38%나 늘어난 것이다. 이를 반영이나하듯 노무라 역시 스냅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제시하며 목표주가를 16달러로 내놓았다. 앤소니 디클레멘트 애널리스트는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고 성장이 더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