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톺아보기]허니버터칩 상장, 크라운제과에 藥일까 毒일까

허니버터칩 만드는 해태제과 주식시장 상장 추진
구주매출로 현금 유입 vs대체재 매력은 떨어져
허니버터칩 설비 증설 효과 얼마나 날지도 관건
  • 등록 2016-02-27 오전 9:20:24

    수정 2016-02-27 오전 9:20:24

(사진=해태제과 제공)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지난주에 주식분할은 동전교환기 같은 것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요즘 동전교환기 사용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우리 증시의 대표적 고가주식 중 하나인 크라운제과(005740)가 최근 액면가 5000원을 500원으로 분할하겠다고 공시했습니다.

5000원짜리 지폐 1장을 액면분할이라는 동전교환기에 넣으면 500원짜리 10개로 바꿔주겠다고 하는 겁니다. 내가 가진 주식가치의 총액은 5000원으로 동일합니다. 액면가를 분할하니까 시가, 즉 실제로 거래되는 주식가격도 얼핏 보기에 싸지게 마련인데요, 현재 한 주에 50만원 정도인 크라운제과 주식이 5만원 짜리 10주로 바뀌게 됩니다. 실제로 바뀌는 날짜는 신주상장일인 5월 17일입니다.

주식분할은 접근성의 문제일 뿐 기업가치 변동은 없다고 거듭 말씀드렸기 때문에 오늘은 다른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크라운제과는 주식분할과 함께 잠정실적과 결산배당 공시도 함께 발표했습니다.

크라운제과 2월24일 잠정 실적 공시 화면(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크라운제과의 작년 연결기준 잠정실적은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39%, 순이익은 83% 각각 늘었습니다. 업종별로 실적을 보는 포인트가 다르긴 하지만, 내수 유통업종의 경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돌발손실이 잡히지 않아서 대체적으로 보여지는 수치가 믿을만합니다. 실적이 좋아지니까 배당도 늘렸습니다. 보통주 기준으로 1주당 배당금이 작년에 1000원이었는데 이번에 2000원으로 두 배 늘렸습니다. 이번에는 특히 배당소득증대세제라는 제도에 따라 배당금을 늘리면 세금혜택이 있습니다.

다만 크라운제과가 발행주식수가 워낙 적고 고가주여서 배당총액이 많지 안습니다. 모든주주에게 지급하는 배당금의 총액이 30억원입니다. 배당금은 주식수 곱하기 주당 배당금이니까 크라운제과 주식 5000만원어치, 즉 100주를 가지고 있으면 배당금이 20만원(세전)입니다. 크라운제과의 최근 분기보고서를 보면 소액주주들이 1명당 평균 98주, 4900만원어치 가지고 있는데 약 19만원의 배당금을 받는 셈입니다. 단순평균이고, 이 숫자에는 소액주주로 분류는 되지만 실제 대규모로 투자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어서 실제 진짜 소액주주라고 개미투자자분들은 이보다 훨씬 덜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다만 이 회사의 대주주는 적지않은 세금혜택이 주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이 보통주 40만3487주와 우선주 550주를 가지고 있어 8억원 정도의 배당금을 수령하는데, 이 경우 세율이 31%에서 25%로 떨어집니다. 약 4000만~5000만원의 세금을 덜 낼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10대1 액면분할하기 때문에 이 주식수가 적용되는 내년 배당금이은 올해와 같다면 이론적으로 2000원이 아니라 200원을 주겠죠.

Q: 자회사 해태제과 상장 영향은

크라운제과의 자회사이자 ‘허니버터칩’을 만드는 해태제과가 주식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금 상장심사 중인데 통과하면 빠르면 올 상반기 안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무래도 잘나가는 자회사가 상장을 한다는 것은 사람에게 비유하면, 자식들 교육시키고 잘 키워놔서 번듯한 직장에 취직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가족 전체로 보면 좋은 것이죠. 특히 크라운제과가 해태제과 지분 32%를 가지고 있는데요, 잠재적 우호지분이지만 유통물량에서는 제외하는 자사주를 제외하면 지분율이 73%(보통주 기준) 정도 됩니다. 여기서 일부 지분을 구주매출로 팔 수가 있는데, 이 경우 크라운제과에 직접 자금이 유입됩니다. 취업한 자식 덕 보는 거죠. 이 돈으로 새로운 상품개발이나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Q: 그렇다면 독(毒)이 될 것은 없지 않나

그동안 해태제과는 비상장기업이었죠. 일반투자자들이 사고 싶어도 사기 어려웠던 종목이었습니다. 그래서 허니버터칩이 잘 나간다는 시절에 해태제과 과자는 사도 주식은 못 샀던 것이죠. 대신 크라운제과 주식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른바 대체재입니다. 해태제과가 상장 하게되면 관심있는 사람들은 해태제과 주식을 사면되지, 크라운제과 주식을 살 필요가 없는 것이죠. 가뜩이나 주가도 50만원이나 하는 고가주인 마당에 크라운제과의 투자자들이 해태제과로 갈아탈 수도 있을 것입니다.

크라운제과가 액면분할하는 것도 투자자들에게 보다 주식이 싸보이도록 하는 작업을 하는 것인데요, 결국 크라운제과가 해태제과의 상장 전에 이러한 액면분할 결정을 하는 것도 여러가지 상황도 맞물려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얼굴이 가름해지도록 화장을 하는 것이라고 할까요.

Q: 허니버티칩 공장을 증설한다는 소식도 있는데

작년에 허니버터칩이 인기를 끌 무렵 일각에서는 가상속에 존재하는 ‘사이버과자’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구경하기가 참 어려웠지 않습니까. 그 이유가 인기도 있지만 생산량을 단 번에 늘리기 어려웠던 이유도 있었습니다. 기존에 다른과자 만드는 설비를 뜯어고쳐서 허니버터칩을 당장 더 만들어 낼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허니통통처럼 모양은 다르지만 들어가는 재료는 유사한 제품들을 우선적으로 만들어 낸 것이구요.

그런데 해태제과가 지금 허니버터칩 생산을 늘리기 위해 감자칩 만드는 새로운 공장을 짓고 있어요. 강원도에 240억원을 투입해서 짓고 있는데 완공되면 생산량이 지금보다 두 배로 늘어난다고 합니다. 허니버터칩은 아직까지도 다른 제품에 비해 구경하기 쉽지 않은 과자입니다. 제가 사는 동네 마트나 편의점에서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생산량을 두 배 늘려서 더 많은 사람들이 사 먹으면 당장 매출은 늘어나지만, 어떻게 보면 투자한 만큼 계속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 과제도 함께 주어지는 것이죠. 공장가동률과 재고자산, 손익계산서 같은 여러 지표들의 변화를 앞으로 지켜봐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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