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에 원자잿값 '천정부지'…이럴때 뜨는 주식은?

유가·곡물가 폭등…비용부담에 기업이익 하향세
1개월새 전기전자·음식료·화학업 주가 6~8%대↓
대외변수 가격에 전가할 경기민감·리오프닝 주목
  • 등록 2022-03-10 오전 5:45:00

    수정 2022-03-10 오전 9:01:30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원자잿값이 치솟으면서 국내 증시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당분간은 가격 상승세가 상수(常數)임을 감안해 선별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따른다. 가격전가력이 우수한 경기민감주와 지정학적 위험 해소 이후 부각될 리오프닝(경기 재개) 관련주에도 서서히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는 분석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전기전자·음식료·화학 1개월 새 6~8%대 하락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코스피 주요 업종들은 최근 1개월간 △전기전자 -8.4% △음식료품 -7.9% △화학 -6.8% △제조업 -5.9% △금융업 -5.1% △운수장비 -4.9%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는 가운데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도가 높아지면서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업종별 전망에 영향을 주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를 발표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4.30달러(3.6%) 오른 배럴당 123.70달러를 기록했다.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다. 리스타드 에너지는 미국·유럽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 시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 곡물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나는 곡물은 전 세계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 2월 세계식량가격지수(FFPI)는 140.7를 기록했다. 1996년 집계 이래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산 밀과 우크라이나산 옥수수의 수출 불확실성에 곡물 가격지수 상승이 두드러졌다.

비용 부담이 높아지며 국내 상장사들의 이익 전망에도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기관수 3곳 이상인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224곳의 8일 기준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29조147억원이다. 이는 전년(추정치 포함 210조6345억원) 대비 8.7% 늘었지만, 최근 1개월 전(237조7398억원) 대비 3.7% 하향 조정된 수준이다.

업황개선에도 주가 ‘뚝뚝’…“지정학 이슈가 펀더멘털 삼켜”

1개월 새 큰 폭 하락한 전기전자 시가총액 상위인 반도체주 역시 실적 변수보다 지정학 위험에 출렁이고 있다. 예상보다 빠른 가격 반등과 3년 연속 연간 설비투자 최대치 경신 전망에도 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005930)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일 기준 59조712억원으로 1개월 새 오히려 1.3% 상향 조정됐다. 그러나 주가는 같은 기간 4.8% 하락했고, 약 4개월 만에 ‘6만전자’로 주저앉았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보기술(IT) 수요와 투자가 견조하고 가격이 상승하는 펀더멘털 요인들을 결국 지정학 이슈가 모두 삼켜버린 상황”이라며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은 세계 경제와 기업 실적에 큰 부담으로, 펀더멘털이 반도체 주가에 반영되기 위해선 지정학 문제 해결이 선결 조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상승 부담이 큰 업종으로는 정유, 철강, 화학 등이 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경제 원유 의존도가 가장 높다. 흥국증권은 최종재까지 비용 상승분이 전가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는 점과 이미 글로벌 물가가 높은 점을 고려하면 당장 원유 소비량이 많은 산업 마진이 악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봤다.

곡물가격 상승에 음식료도 휘청이고 있다. 가격전가력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실적 기대감도 나오지만, 곡물가 상승 추세가 지속되면 올 하반기부터 음식료 업종 전반의 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개월 새 올해 영업이익 추이를 살펴보면 오리온(271560)은 3.5%, 농심(004370)은 1.9, 동원F&B(049770)는 1.6%, CJ제일제당(097950)은 1.0% 하향 조정됐다.

가격전가 잘하는 업종은 “오히려 좋아”

물류와 에너지 대란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도 있다. 대외변수 영향을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해운, 정유와 운송 등이다. 해운·정유는 팬데믹 속 수요보다 공급이 위축되며 운임과 정제마진이 개선돼 왔다는 평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운송에 대해 인플레이션 우려 속 공급부족 환경이 운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HMM(011200)현대글로비스(086280), S-Oil 등은 코스피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1개월 새 각각 12.2%, 4.0%, 3.0% 올랐다.

KB증권은 리오프닝 업종을 주목했다. 단순히 하락폭을 보기보다 가격전가력이 우수해 이익을 지킬 수 있는 미디어, 필수소비재, 호텔레저, IT하드웨어 등을 꼽았다. 바닥을 찍은 반도체에 대해서도 비중확대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신영증권은 봉쇄정책 완화 이후 공급망 차질이 해소되면서 세트 출하가 정상화되며, IT 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장현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사태가 장기화되더라도 원자재 공급망 재편 및 경제의 자정 능력을 통해 글로벌 경기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흘러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오히려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리오프닝 효과에 따른 경기 턴어라운드에 관심을 서서히 기울여야 하는 시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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