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4년 만에 '반짝' 1위 탈환…내년 코인시장 판도 바꿀까

27일 빗썸 점유율 50.3%…이후 35%대 기록
1위 탈환은 무료 수수료·추가 이벤트 효과
업계 "업비트, 독점지위 부담에 오히려 환영"
  • 등록 2023-12-31 오후 1:03:08

    수정 2023-12-31 오후 7:25:43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수수료 무료 이벤트에 힘입어 업비트를 제치고 4년 만에 1위를 탈환했다. 업비트는 자사 이용자 이탈은 없다는 판단 하에 아직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는 한편 ‘시장 독점 프레임’을 벗게 돼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빗썸이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종료해도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새해 가상자산 시장 관전 포인트다.

서울 강남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모습(사진=뉴스1)
31일 가상자산 시장 데이터분석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27일 빗썸의 일일거래액은 4조7440억원을 기록해 4조5760억원의 업비트를 넘어섰다. 이날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점유율은 △빗썸(50.3%) △업비트(48.5%) △코인원(1%) △고팍스(0.1%) △코빗(0.1%) 순을 기록했다.

빗썸이 선두에 오른 건 4년 만이다. 빗썸은 지난 2019년까지만 해도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1위 업체였지만, 다음 해 업비트가 케이뱅크와 연동하고 높은 편의성을 무기로 이용자를 끌어모으면서 순위가 뒤바뀌었다. 이후 쏠림현상이 점점 강화돼, 업비트가 80~90% 대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구도가 굳어졌다.

다만 빗썸의 1위 탈환은 27일 이후 시장점유율이 35% 수준으로 떨어지며 반짝 ‘1일 천하’로 그쳤다. 빗썸 점유율 상승의 배경에는 ‘수수료 전면 무료화’가 있다. 빗썸은 지난 10월부터 모든 가상자산의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으면서 위믹스, 테더 등 국내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코인을 적극 상장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최근엔 거래금액의 최대 0.02%의 포인트 및 리워드를 지급하는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독점 프레임 부담스런 업비트…월평균 거래액은 그대로

업비트는 1위 자리를 도전받고 있는 와중에도 맞대응 없이 차분한 모습이다. 빗썸 점유율 상승이 업비트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빗썸이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펼친 지난 3개월간 업비트의 월 평균 거래액은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업비트 월 평균 거래액은 10월 2조4960억원에서 12월 3조8070억으로 60% 증가했다. 이용자 이탈도 감지되지 않았다. 업비트 12월 평균 방문자 수는 738만명을 기록해 빗썸(285만명)을 크게 앞서 있다.

‘시장 독점 사업자’라는 프레임을 부담스러워 했던 업비트가 내심 현 상황을 반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21년부터 매년 국정감사에선 업비트 독점을 지적하며 경쟁 촉진을 위한 정책 주문이 이어져 왔다”며 “시장 선택에 따른 자연독점이라는 점에서 제재는 없었지만, 업비트는 독점 프레임을 아주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업비트는 거래량 감소 없이 점유율을 낮췄으니 오히려 빗썸에 고마워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빗썸, ‘수수료 무료’ 없이도 점유율 유지될까

관건은 빗썸이 수수료 무료 정책을 종료한 후에도 지금 수준의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다. 점유율 유지에 성공하면 빗썸 발(發) 시장 구조 재편이 이뤄질 것이고, 그 반대라면 빗썸은 실적 악화에 따른 후유증을 안게 될 공산이 크다.

빗썸은 다시 수수료를 받더라도 경쟁사 대비 낮게 책정해 연착륙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본래 빗썸의 수수료는 0.25%로 가상자산 거래소 중 가장 높았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업비트의 0.05%보다 낮게 매길 것으로 전망된다. 빗썸도 업비트 못지않게 편의성이 높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사용자 환경과 경험(UI·UX)을 정비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차트를 대폭 개선했고, 회원들의 투자 데이터를 분석해 고액 투자자의 매매 동향 등을 제공하는 소셜 트레이딩 서비스도 추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무료 수수료 이벤트 종료 후에도 점유율이 유지되면 빗썸은 체질 개선과 시장 구조 개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게 될 것”이며 “2025년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 기업공개(IPO)에도 순풍이 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바이낸스 사례를 봤을 때 점유율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바이낸스는 지난 3월부터 6개월간 스테이블코인 ‘트루USD’ 마켓 활성화를 위해 무료 수수료를 도입했는데, 프로모션 종류 직후 해당 마켓에서 비트코인 거래액은 88% 급감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카이코는 지난 11월 한국 시장 보고서에서 최근 빗썸의 점유율 변화와 관련해 “수수료 무료 프로모션이 거래량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프로모션 종료 즉시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짚었다.

수수료 이벤트 종료 후 점유율이 다시 떨어지면 빗썸이 입을 내상은 꽤 크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수익이 수수료에 절대 의존하고 있어서다. 빗썸은 4분기 수익을 모두 포기했다. 수수료 무료화 이전 3개월간 일평균 거래량(2585억원)을 기준으로 추산하면 매일 13억원을 날리고 있는 셈이다. 12월부터는 거래량에 따라 포인트와 보상(리워드)을 지급하는 마케팅까지 진행하고 있어 영업적자 심화도 우려된다. 빗썸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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