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 빨랐어도"...'걸음걸이'에 딱 걸린 다방 연쇄살인범

  • 등록 2024-01-07 오전 11:48:28

    수정 2024-01-07 오전 11:48:28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경기 고양시와 양주시에서 60대 여성 다방 업주 2명을 잇달아 살해한 이모(57) 씨가 독특한 걸음걸이 때문에 경찰에 덜미를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7시께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다방에서 혼자 영업하던 60대 여성 A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어 지난 5일 오전 8시 30분께 경기 양주시에 있는 한 다방에서 업주인 60대 여성 B씨를 살해한 혐의도 받는다.

이 씨는 도주 행각을 벌이다 지난 5일 강원도 강릉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지문 등을 통해 이 씨의 신원을 특정했지만 그가 도주 과정에서 휴대전화와 신용카드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추적할 단서가 부족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SBS 뉴스8 방송 캡처
이 가운데 이 씨의 모습이 담긴 CCTV를 반복해서 확인한 경찰은 오른 다리를 바깥쪽으로 쓸 듯하며 걷는 그의 걸음걸이를 주목했다.

SBS에 따르면 강릉의 시장 거리를 탐문하던 형사들 건너편에서 모자를 푹 눌러쓴 남성이 걸어왔는데, CCTV 속 이 씨의 걸음걸이와 똑같았다.

“세 번째 범죄가 일어나면 안 된다”며 검거에 간절했던 경찰이 이 씨의 걸음걸이를 놓치지 않은 것이다.

이 씨의 검거 소식에 첫 번째 피해자 유족은 “하루만 빨리 잡혔다면 추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을 거”라며 오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6일 새벽 경기도 고양시 일산 서부경찰서에서 다방 영업을 하던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모(57)씨가 검거돼 압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은 6일 오후 이 씨에 대해 강도 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는 7일 오후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서 진행된다.

이 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교도소 생활을 오래 하면서 스스로 약하다고 느껴 무시당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술만 먹으면 강해 보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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