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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코로나19 백신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시 투자자금의 순환이 이틀째 이어졌다. 코로나19 수혜를 본 빅테크주(株)는 주로 하락한 가운데 항공주 등 주요 경기순환주는 상승 압력을 받았다.
기술주→경기순환주…자금 이동
10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90% 상승한 2만9420.92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4% 내린 3545.53에 마감했다. 장중 내내 약보합권에서 움직였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비교적 큰 낙폭인 1.37%를 기록하며 1만1553.86에 마감했다.
화이자발(發) 백신 랠리가 이틀째 계속됐다.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90% 이상의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고, ‘게임체인저’가 등장할 수 있다는 기대는 세계 경제가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으로 이어졌다.
가장 타격 받은 종목은 대표적인 언택트주다. 코로나19 팬데믹 내내 수혜를 받으며 주가가 고공행진 했다가, 백신 등장 가능성에 일제히 내렸다.
반면 항공 등 경기순환주는 상승 압력을 받았다. 전거래일 대비 5.20% 오른 보잉이 대표적이다. 전날처럼 두자릿수 폭등은 없었지만, 추후 항공주, 여행주, 크루즈주, 금융주, 에너지주 등 팬데믹 내내 소외됐던 경기순환주는 주목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US뱅크자산운용의 테리 센드벤 주식 담당 수석전략가는 “연말까지 증시 순환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기술주, 통신주 등은 장기적으로 볼 때 매우 유망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경기 개선 조짐이 나타나며 경기순환주의 상승이 시장 평균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앨리 인베스트의 린지 벨 최고투자전략가는 “장기적으로 보면 기술주는 여전히 좋다”면서도 “지난 3월 이후처럼 증시를 이끌지는 못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변수 역시 있다. 화이자가 여전히 백신 임상시험 중인 데다 개발에 성공해도 널리 보급되는 건 또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일러야 내년 2~3분기는 돼야 대중들에게 공급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게다가 지금 미국은 2차 팬데믹 위기감이 매우 높아졌다. 본격 겨울철로 들어서지도 않았는데 하루 10만명 이상씩 신규 환자가 나오고 있고, 추후 20만명을 넘길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3.69% 하락한 24.80을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 역시 백신 기대감에 상승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8% 상승한 6296.85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0.5% 오른 1만3163.11을,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1.6% 뛴 5418.97을 각각 기록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는 1.0%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