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대기업 사활 건 포석..시내 면세점 전쟁 막전막후

신세계, 면세점 후보지 본점으로 결정..신라와 정면승부
롯데, 뒤늦게 입찰전 참여..수성과 공격 카드 놓고 고심
강남 무혈입성 가능?..현대百 中企와 손잡고 일전 준비
  • 등록 2015-04-24 오전 8:08:39

    수정 2015-04-24 오전 8:30:23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이 서울시내 면세점 후보지로 결정한 용산 현대아이파크몰 전경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롯데와 신세계가 깜짝 합작카드로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전 최대 다크호스로 부상한 ‘호텔신라(008770)-현대산업(012630)개발’ 연합에 대응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신세계(004170)그룹은 호텔신라 연합에 정면 대응하기로 하고 명동 본점을 면세점 후보지로 최종 결정했으나, 롯데는 독과점 논란을 의식하며 수성과 공격 선택지 사이에서 아직 방향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 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강북과 달리 무주공산 강남을 면세사업 후보지로 내세운 현대백화점(069960)은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이다.

▲신세계그룹이 서울시내 면세점 후보지로 결정한 중구 소공로의 본점 전경
신세계 돌고 돌아 본점 선택..“신라 한판 붙자!”

신세계는 오래전부터 면세 사업 후보지로 본점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강력한 경쟁자인 신라호텔이 현대산업개발과 손잡고 용산을 면세점 후보지로 결정함에 따라 강남 센트럴시티점을 대안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센트럴시티점은 면세점 최대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요우커) 유입이 적고 관광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었다. 또 다른 경쟁자인 현대백화점그룹이 강남 삼성동을 면세 사업 후보지로 결정한 것도 부담으로 다가왔다.

결국 신세계는 당초 계획대로 서울 중구 소공로에 위치한 본점을 면세 사업 후보지로 최종 선택했다. 신라와 정면승부를 선택한 셈이다. 명동을 찾는 요우커 수가 많고 인근에 남대문 시장, 남산 공원 등 관광 인프라도 우수해 신라 측과 해볼 만 하다는 자신감도 깔려있다. 신세계그룹이 본점 일대를 ‘신세계 타운’으로 만들려는 계획도 본점이 면세점 후보지로 선정된 배경이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본점 옆에 있는 SC제일은행 본점 인수를 완료한데 이어, 본점 인근에 신축 중인 호텔을 위탁받아 경영하기로 하는 등 본점 인근 주변 빌딩에 신세계간판을 연달아 내걸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향후 면세사업을 그룹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는 신세계로서는 시내 면세점을 상징성 있는 본점에 두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서울 시내 면세 사업권을 따내면 본점 3~4개층을 면세점으로 꾸밀 계획이다. 또 남대문 시장을 중소상인과의 ‘상생카드’로 적극 활용해 면세점 입찰 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남대문시장 입구 상징물 설치, 노후화된 공중화장실· 관광안내소 개·보수 등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신세계 면세사업을 총괄할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대표는 “남대문시장을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방문지로 키우고 국내 최대 전통시장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방법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면세점 최종 후보지로 본점이 유력하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쟁사의 입지 선정 등 변수에 따라 후보지가 막판에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이 서울시내 면세점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는 동대문 피트인 전경
출전은 하되 싸우지는 말자?..갈팡질팡 롯데

롯데는 당초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전에 참여할 계획이 없었다. 이미 서울에 소공동, 잠실, 코엑스 등 3곳에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어 기존 사업지를 지키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면세점 측은 한달 전만 해도 언론에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밝혔었다.

하지만 면세업계 2위인 호텔신라가 현대산업개발과 제휴해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전에 뛰어들자 롯데의 태도도 조금씩 바뀌었다. 더구나 관세청이 올해 만료가 되는 소공동과 잠실점 면세 특허를 갱신이 아닌 경쟁입찰 방식으로 바꾸기로 하면서 마음이 급해졌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입찰에 탈락한 업체 중 상당수가 기존의 롯데 소공동·잠실 면세점 사업권이 만료되는 12월 입찰에 뛰어들지 않겠느냐”며 “소공동·잠실 면세점 사업권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6월 입찰전에 안 뛰어들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롯데가 이번 입찰전에 뛰어들기로 입장을 정리했지만 내부 사정은 아직까지 복잡하다. 만약 6월 입찰전에서 새 면세점을 확보할 경우 그동안 영업해온 소공동과 잠실점 중 한 곳은 독과점 시비로 다른 기업에 넘겨줘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매출기준으로 국내 면세시장의 50%이상을 장악한 롯데가 6월에 신규 사업지를 따낼 경우 소공동과 잠실 점 중 하나는 다른 사업자에게 내주어야 할 것”이라며 “이 점이 롯데가 이번 입찰전에서 뛰어들면서도 전력을 다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관세청은 대기업이 국내 전체 면세 사업장의 60% 이상을 넘어 확보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특정 기업의 시장 점유율에 대해서는 상한선을 두지 않고 있다. 지난해 국내 대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면세사업장 수는 전체의 50%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법적으론 롯데가 신규 면세점을 확보하고 소공점과 잠실점 사업권을 또 따내도 문제 될 것은 없는 셈이다. 하지만 업계는 정서법상 관세청이 롯데에 신규 사업권을 주고 소공동·잠실점 사업권을 모두 연장해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롯데는 동대문피트인과 김포공항몰을 유력한 면세사업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그룹이 서울시내 면세점 후보지로 결정한 삼성동 무역센터점 전경
무주공산 강남?..현대百은 ‘느긋’

일찌감치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면세점 입지 후보로 정한 현대백화점그룹은 비교적 느긋한 모습이다. 최대 경쟁자인 신라호텔과 신세계가 강북서 일전을 겨룰 전망이고, 뒤늦게 입찰 전에 뛰어든 롯데도 면세 사업후보지를 강남보다는 강북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어서다.

관세청이 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 강남에 최소 1곳 이상의 면세점을 내준다면 현대백화점으로서는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현대백화점은 롯데가 면세후보지로 강남을 선택하는 등 막판 변수로 판세가 급변할 수도 있다고 보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모두투어와 면세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하고 심사기준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과 상생 부분에서 미리 점수를 따놨다.

더구나 면세점 최대 고객이 중국인 관광객인 점을 감안 하면 현대백화점과 모두투어가 손을 잡을 경우 적지 않은 시너지가 예상된다.

현대백화점은 모두투어 외 중소 면세사업자를 새 법인에 참여시키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면세점 운영경험이 없다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30여년 간 유통업계에 몸담고 있었지만 아직 면세점을 운영한 경험은 없다.

현대백화점 면세 법인에 참가할 중소 면세사업자로는 동화면세점과 대구그랜드호텔 등이 거론된다. 특히 대구그랜드 호텔은 서울시내 면세 사업권 획득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자본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면세사업을 추진할 법인에 모두투어 외에 다른 중견기업들의 참여도 추진되고 있다”며 “다양한 업종의 중소·중견기업의 참여로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상당한 시너지와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칸의 여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