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와글와글]김무성 ‘권력자’ 발언으로 본 양박

  • 등록 2016-01-30 오전 8:00:00

    수정 2016-01-30 오전 8:00:00

새누리당 김무성(왼쪽) 대표·서청원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잠잠하던 계파 갈등이 최근 또 불거졌습니다. 흔히 말하는 계파, 여당 내에서는 크게 친박(親朴·친박근혜)·비박(非朴) 둘로 나뉘는데요. 그 배경은 뭘까요. 일단 친박은 말 그대로 박근혜 대통령과 친한 의원들이고 비박은 그렇지 않은 의원들입니다.

‘권력자’ 발언 논란으로 좁혀 양박이 어떻게 나뉘는지 살펴보죠. 먼저 이 논란은 김무성 대표가 지난 26일 한 경제계 행사 참석 직후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한 발언이 발단이 됐는데요. 김 대표는 이른바 ‘국회선진화법(개정 국회법)’ 통과 과정을 설명하며 “거의 많은 의원이 반대했지만 당시 권력자가 찬성으로 돌아서자 반대하던 의원들도 찬성으로 돌아서 버렸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당시 권력자’는 누굴 지칭하는 걸까요. 첫 발언 다음날인 27일.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박근혜 대통령을 지목하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발언을 한 당사자인 김 대표와 청와대는 말을 아꼈습니다. 관련 질문에 김 대표는 “대답하지 않겠다”고 했고, 청와대 측 대변인도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처음 공식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힌 이는 박민식 의원입니다. 그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박근혜 당시 비대위원장을 겨냥한 그런 발언은 아니라고 본다”며 “이제는 선진화법을 19대 국회 마치기 전에 결자해지하는 차원에서 개정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때만 해도 확전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감돌았죠.

그런데 이날 오후 김 대표는 ‘권력자’ 발언을 한 번 더 했습니다. 김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청년 앞으로 2030 새누리당 공천 설명회’ 모두 발언에서 “과거에는 공천권이 당의 소수 권력자에 의한 밀실에서 좌지우지됐다”며 “많은 젊은 인재들이 정치를 하고 싶어도 구태정치에 대한 두려움으로 선뜻 나서지 못한 것도 권력자에게 줄을 잘 서야 한다는 그런 얘기를 들으며 용기를 내지 못한 것으로 짐작한다”고 했습니다.

계파전(戰) 양상을 보인 건 28일 오전 새누리당 아침회의 때부터입니다. 서청원 최고위원이 “최근 김 대표가 권력자 발언을 해서 분란을 일으켰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이어 김태호 최고위원도 “집권여당의 정제되지 못하고 투박한 한마디가 시장과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유기준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그런 표현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꼬집었습니다.

29일 상황은 더욱 악화 일로를 향했습니다. 이인제 최고위원·홍문종·정두언 의원이 나란히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이·홍 의원은 “권력자 발언은 의도가 확실한 발언”이라며 작심 비판했고 정 의원은 “틀린 말은 아니다”며 방어 자세를 취했습니다.

지난 26일 김 대표의 ‘권력자’ 첫 발언 이후 나흘간 해석 차이가 확실했습니다. 일자별로 박민식·서청원·김태호·유기준·이인제·홍문종·정두언 의원 순으로 세워 나누면 정확히 친박과 비박으로 나뉩니다. 박·정 두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김 대표를 향해 날을 세웠죠.

김 대표는 ‘권력자’ 발언에 논란에 대해 아무 말도 없었습니다. 단지 해석을 놓고 의원들 사이에서 ‘줄’이 형성된 겁니다. 결국 권력자 파문으로 또 한 번 양박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권력자들에게 줄을 잘 서야 했던 과거 구태정치”라고 말한 김 대표. ‘구태정치’는 현재 진행형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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