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지난 2일 오후 3시 30분에 시작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기자회견이 자정을 훌쩍 넘겨 ‘8시간20분’이 지난 3일 오전 2시 16분에 끝났다. 시종일관 당당했던 조 후보자는 딸의 이야기가 나오자 잠시 흔들렸고, 이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반응도 극명하게 나뉘었다.
조 후보자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장학금 특혜, 논문 저자 등재 등 각종 의혹에 휘말린 딸이 취재진에 시달린다는 대목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혼자 사는 딸아이한테 집 앞에, 오피스텔 앞에 남성 기자 둘이 밤 10시에 문을 두드리면서 (딸에게) 나오라고 합니다. 그럴 필요가 어디가 있습니까”라고 말하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족들에 관련한 질문이 이어지자 복받치는 감정 누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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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과거의 조국”이라며 2012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댓글 조작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국정원 여직원의 거주지를 공개한 조 후보자의 트윗을 지적했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어쨌든 조국 후보자가 나이 쉰다섯에 이르러 자신의 딸에게 비슷한 일이 발생하고서야 여성이 혼자 사는 곳에 침입하고 스토킹 하는 게 얼마나 나쁜 일인지 알게 되었다고 하니 우선 축하한다”라고 비꼬며 “법무부 장관후보자라기에 원래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2012년에는 여성이 혼자 사는 집의 주소까지 인터넷상에 무차별적으로 유포하던 기록이 있다”며 국정원 여직원 사건 관련 기사를 공유했다.
| 사진=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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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무소속 의원은 “악어의 눈물 흘리지 마라! 가증스럽다”며 “내 가족과 내 딸만 안쓰럽고 상처받은 다른 학부모와 학생들은 괜찮나? 어디서 감정팔이 쇼하는가”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허위조작정보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광온 의원은 조 후보자의 기자회견에 대해 “일각의 비상식적, 반인륜적, 무차별적 공격에 대한 아버지와 남편, 아들로서의 깊은 고통을 이해한다”라고 페이스북에 밝혔다.
박 의원은 “권력기관 개혁이라는 국민의 명령을 따르겠다는 공직후보자로서의 간절한 신념을 존중하며 함께 하겠다”면서 “국민께서 바르게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마포을 지역위원장은 “(조 후보자가) 딸과 선친 말할 때 울컥했다”며 “인간적으로 저도 감정이입이 됐다”라고 전했다.
정 위원장은 “기자회견 처음부터 보는데 많은 국민도 공감했을 듯 생각된다. 거짓말 하지 않고 알고 있는 만큼 말하고, 모르고 있는 것은 모른다고 사실은 사실대로 말하고 있다고 생각된다”며 “가슴이 찡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