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김영란법이요? 선물 택배 더 늘었어요"

설 연휴 전보다 일일 최대 물량 약 20만개 증가
설연휴 짧아 직접 방문보다 선물발송 늘어
고가선물은 줄었지만 김·스팸 등 실속형 선물이 대체
세뱃돈 등으로 인터넷 쇼핑 늘어 설 이후 물량 증가 경향
  • 등록 2017-02-03 오전 6:30:00

    수정 2017-02-03 오전 6:30:00

2일 오전 인천 계양구 서운동에 있는 CJ 대한통운 물류센터 강서지점 B 터미널 컨베이어 벨트에서 택배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진=유태환 기자)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마곡, 마곡!” “외발산, 외발산!”

체감 온도가 영하 10도까지 떨어진 2일 오전 인천 계양구 서운동 CJ 대한통운 물류센터 강서지점 B 터미널. 설 연휴가 끝난 지 사흘이 지났지만 물류센터 직원들은 미처 배송하지 못한 물량을 소화하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연휴 기간 쌓인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컨베이어 벨트는 쉴 새 없이 돌아갔다.

설 연휴 끝났지만 택배와의 전쟁은 계속

대전과 울산, 광주, 경기 남양주, 충북 옥천 등 거점물류센터(허브·HUB)에서 온 11t트럭에서 포장된 택배 물량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 직원들은 목적지에 따라 분류한 택배를 양 옆 컨베이어 벨트로 밀어 넣었다. 컨베이어 벨트에 설치된 자동 분류기가 연신 빨간 불을 깜빡이며 10개 배송 구역별로 다시 한 번 재분류했다. 택배 기사들은 본인 담당 배달구역 물건들을 배송 트럭 앞으로 재빨리 실었다. 곳곳에서 ‘으라차’ ‘으쌰으쌰’ 기합소리가 들려왔다.

취재 현장을 찾기위해 귀마개에 패딩점퍼를 두 개씩 겹쳐 입어야 할 정도로 강추위가 엄습한 날이었지만 물류센터 안은 쉼 없이 움직이는 50여명이 발산하는 열로 후끈했다. 택배차량들 앞에는 분류된 물품들이 수m씩 탑을 쌓고 있었다.

이날 오전 동안 강서지점에서 상·하차 분류 작업을 마친 택배만 약 3만개였다. 분류 작업을 마친 택배를 실은 차량은 서울 강서구 마곡·외발산·내발산·우장산·화곡동 등 목적지로 향했다. 현장에서 분류작업을 하던 강희석(50)씨는 “설 연휴가 끝나고 선물세트와 생활용품 위주로 배달해야 할 택배가 많이 늘었다”며 “연휴는 끝났지만 평소 보다 약 1.5배 이상 되는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연휴 끝났지만 작년 설 기간보다 배달량 15%↑

CJ대한통운에 따르면 설 연휴 전인 지난달 24일 약 530만개의 택배 물량이 몰렸다. 하지만 설 연휴가 끝난 뒤인 지난 1일 오히려 물량이 증가해 하루 동안 택배 약 550만개를 배달했다. 지난해 설 연휴 일일 최대 배달량보다 약 15% 늘어난 규모다. 일부에서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뒤 첫 명절인 올 설 연휴 택배 물량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배달량은 증가했다.

한준희 CJ대한통운 물류센터 강서지점 차장은 “황금색 보자기에 싸인 고가 선물이 많이 줄긴 했지만 김이나 스팸 등 실속형 선물은 늘어났다”며 “이번 연휴가 4일로 평소보다 짧아 직접 방문보다는 택배로 명절 인사를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뱃돈 등이 오가는 설에는 인터넷 쇼핑도 늘어 연휴가 지나면 배달 물량이 더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CJ대한통운은 물량 증가로 이날까지 ‘설 연휴 특별수송기간’으로 지정해 비상상황실을 운영하는 한편 전국의 물동량을 상시로 확인하고 있다. 또 상담센터 상담원과 상·하차 분류를 위한 단기 아르바이트 인력도 평소보다 약 20% 추가 투입 중이다.

하지만 최종 분류작업은 직접 배달을 나가거나 업무에 익숙한 직원들이 할 수 밖에 없어 추가 인력투입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해마다 늘어나는 택배 분량과 연휴 기간 등에 급격히 증가하는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수도권을 시작으로 전국에 자동 분류 시스템을 설치해 나갈 예정”이라며 “전국에 택배 분류 자동화가 완성되면서 배송 효율과 근무 환경이 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2일 오전 인천 계양구 서운동 CJ 대한통운 물류센터 강서지점 B 터미널에 있는 한 배달차량 앞에 택배 물품이 수북이 쌓여 있다. (사진=유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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