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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모회사가 없는 야구전문기업 넥센히어로즈가 창단 첫 흑자를 기록했다. 현대그룹이 야구단 운영을 포기하면서 2008년 현대유니콘스 선수단을 기반으로 창단한 히어로즈가 우여곡절끝에 이뤄낸 흑자는 우리나라에도 전문스포츠기업이 뿌리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다. 다만 넥센히어로즈 흑자는 메이저리그로 떠난 박병호 선수가 남긴 유산(포스팅비)에 큰 도움을 받은 것이어서 지속 여부는 지켜봐야한다. 누적손실 부담도 여전히 남아있어 미래에 들어올 수입을 미리 당겨쓰는 현금흐름도 계속되고 있다.
매출성장 3가지이유…박병호·넥센타이어·고척돔
☞관련기사 [야구의 경제학]⑤사상 첫 ‘흑자의 꿈’ 다가선 히어로즈☞관련기사 [야구의 경제학]⑦독립구단 넥센은 어떻게 살림을 하나가입비 상각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넥센히어로즈는 2015년도에 영업적자폭을 10억원선으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때마침 강정호선수의 메이저리그 포스팅수입(50억원)도 들어와서 살림에 보탰다. 2015년 적자폭을 대폭 줄인 넥센히어로즈는 2016년엔 기어코 흑자를 냈다. 2016년 넥센히어로즈 흑자배경은 크게 △박병호 △넥센타이어 △고척돔 효과다. 박병호 선수의 메이저리그 포스팅비용(140억원)이 입금되면서 매출액 중 기타수입항목이 전년 190억에서 309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광고수입도 167억원에서 231억원으로 올랐다. 넥센히어로즈는 메인스폰서 넥센타이어와 △2010년~2011년 각 30억원(이하 금액은 추정치) △2012년~2013년 각 40억원 △2014년~2015년 각 50억원의 후원금 계약을 체결했는데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계약을 추가 체결했고, 금액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비용이 광고수입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넥센히어로즈는 작년부터 목동야구장에서 고척돔으로 홈구장을 옮겼는데 이를 통해 발생한 입장수입 증가(53억→86억원)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목동구장시절인 2015년 연간 관중수는 51만802명(평균 7094명)이었으나 고척돔 첫 해 78만2121명(평균 1만863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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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의 그늘…제2박병호 당분간 없고 누적손실 부담
그러나 2016년도 넥센히어로즈 살림에 결정적 보탬이 된 박병호 포스팅수입과 같은 특별수입은 이제 당분간 없다. 넥센히어로즈의 많은 젊은선수들이 `제2의 박병호`를 꿈꾸며 누구보다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만 시간이 필요한 문제다. 넥센히어로즈는 여전히 자립도를 더 키우는 숙제가 남아있다. 누적손실이 적지 않다. 190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미처리결손금을 2015년 268억원에서 2016년 78억원으로 대폭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자본잠식이다. 모회사가 있는 야구단이라면 지난해 롯데자이언츠가 그랬던 것처럼 모회사가 단박에 결손금을 해결해줄 수 있지만 넥센히어로즈는 기댈 언덕이 없다. 이 때문에 해마다 미래에 발생할 수입을 미리 당겨쓰는 계약을 맺고 있다. 작년 12월에도 제이티친애저축은행으로부터 90억원을 빌리면서 입장료·광고료를 기반으로 금전채권신탁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