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의 軍界一學]사드 레이더, 北 미사일 어디까지 추적했을까

  • 등록 2017-05-20 오전 9:00:00

    수정 2017-05-20 오전 9:00:00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경북 성주골프장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의 X-밴드 레이더가 지난 14일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탐지했다고 합니다. 지난 5월 1일 실전 운용에 들어간 사드 레이더가 실제 상황에서 성능을 발휘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 16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 보고에서 이같은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당시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새로운 엔진을 단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입니다. 북한은 이 미사일에 ‘화성-12’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당시 화성-12는 평양으로부터 서북방 120여km 떨어져 있는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날아갔습니다. 최대정점고도가 2110여 km, 비행거리는 약 780여 km였다고 합니다. 정상 각도보다 높여 발사했다는 것으로 정상발사 각도로 환산하면 4500∼5000km까지 날아갔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일반적으로 방공포대 레이더는 24시간 365일 운용하지 않습니다. 장비 손상 가능성과 작전 상의 이유입니다. 이 때문에 위성 등 다른 탐지 자산이 발사 징후를 포착하면 대기 상태에 있던 방공포대 레이더가 실제 운용을 시작합니다. 사드 레이더가 북한의 이번 미사일을 탐지했다는 건 사전에 정찰용 무인항공기나 정찰위성 등으로부터 정보를 받았다는 얘기입니다.

사드 포대의 X-밴드 레이더 [출처=미국 미사일방어청]
사드 레이더의 탐지거리는 600~800km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화성-12의 발사 방향은 성주가 아닌 일본 북방 쪽이었습니다. 사드가 배치된 성주에서 평북 구성까지의 직선거리는 530여 km입니다. 당시 미사일의 최대고도와 비행거리 등 궤적을 감안하면 사드 레이더는 초기 비행 단계만을 추적한듯합니다.

이는 미군이 당초 밝힌대로 사드 X-밴드 레이더를 전진배치모드(FBR)가 아닌 종말단계요격모드(TM)로 운용했다는 가정에서입니다. 만약 전진배치모드로 운용했다면 탐지거리가 2000여km나 되기 때문에 화성-12가 최대 정점에 도달했을 때를 빼 놓고는 대부분의 궤적을 추적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전진배치 모드는 적 탄도미사일이 지상에서 점화해서 상승하는 과정을 탐지·추적합니다. 요격 미사일과 직접 연동되지 않습니다.

이와는 다르게 종말단계요격 모드는 적 탄도미사일이 하강 비행을 할 때 이를 탐지하고 추적해 사드에 요격 정보를 제공합니다. 한미 양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을 의식해 사드 레이더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것으로 종말단계요격 모드로 운용할 것이라고 누차 강조해왔습니다.

우리 군은 사드 레이더 관련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미군 측이 사드 레이더가 화성-12를 탐지했다는 것만 우리 군에 통보하고 미사일 속도나 탐지 궤적 등 핵심정보는 알려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물론 우리 군의 탐지자산도 화성-12의 궤적을 추적했습니다. 군 당국 발표에 따르면 지난 14일 화성-12 미사일 발사 2분여 만에 이지스구축함인 율곡이이함이 최초 포착했고 이후 공군의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인 그린파인도 이를 탐지했습니다. 발사 시점과 탐지 시점에 시차가 발생하는 것은 지구 곡면률 때문입니다.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만약 북한이 군사분계선(DMZ) 인근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면 이들 레이더가 거의 실시간으로 잡아낼 수 있지만 평안북도 이북 지역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은 1~2분 이후 탐지가 가능합니다.

현재 공군은 탐지거리 500여 km와 900여 km의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해군도 이지스함에 탑재된 스파이 레이더(SPY-1D)로 미사일을 탐지하고 추적합니다. 스파이 레이더의 탐지거리는 1000여 km입니다. 이들 레이더의 탐지가능고도는 비밀사항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탐지거리를 감안하면 2000km 넘게 치솟아 780여 km를 날아간 미사일을 끝까지 추적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 군은 추적 가능 위치까지의 정보를 바탕으로 미사일의 속도와 이동경로 등을 종합해 궤적을 추산합니다. 조기경보위성(DSP)이나 우주 적외선 시스템 위성(SBIRS)과 같은 정지궤도위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 화성-12에 대한 핵심 정보도 미군 측으로부터 받았다고 합니다.

북한이 지난 14일 신형 지대지 중장거리 미사일 ‘화성-12형’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이 발사한 직후의 화성-12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그림 같은 티샷
  • 홈런 신기록
  • 꼼짝 마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