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신고 묵살한 알리바바, 비판 확산하자 “수사 적극 협조”

피해자, 알리바바 인트라넷에서 피해사실 알려
상사가 출장 강제한 뒤 성추행…웨이보 등으로 확산
인사부와 고위 경영진에게 알렸지만 무시
장융 CEO “나부터 모든 알리바바 직원 반성해야”
  • 등록 2021-08-09 오전 8:41:15

    수정 2021-08-09 오전 8:41:15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중국 당국의 규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알리바바그룹이 이번엔 성추문에 휩싸였다. 최고경영자(CEO)가 반성의 뜻을 내비치며 진화에 나섰지만, 현재 중국이 크리스 우의 성범죄 문제로 민감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후폭풍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알리바바 그룹(사진=AFP)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알리바바의 한 여직원이 회사 인트라넷에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11페이지 분량의 PDF 파일에 담긴 이 여성의 글은 웨이보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돼 큰 화제가 됐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이 여성은 상사인 왕첸밍이 지난달 27일 중국 동부 진안에서 고객과 만나는데 동행하라고 강요했다고 썼다. 그녀는 고객과의 자리에서 술을 억지로 마셨고 다음 날 일어나보니 옷을 벗고 있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여성은 “전날 밤 왕씨가 내 위에 누워 키스하고 더듬어 울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라고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그녀는 지난 2일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항저우로 돌아와 회사 인사부와 고위 경영진에 사건을 보고했다. 통신은 그녀가 왕씨를 해고하고 휴가를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진안시 경찰은 왕씨의 혐의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왕씨의 구금 여부 등 자세한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현재 중국은 EXO 출신 가수 크리스 우가 캐스팅, 면접, 팬미팅을 빌미로 만남을 요구해 미성년자들에게 술을 먹인 뒤 성관계를 가졌다는 혐의가 불거지면서 큰 충격에 빠진 상황이다. 특히 중국 전기차 기업 네타 오토는 크리스를 ‘이목집중’을 위해 모델로 기용해보자고 제안했던 직원을 모두 해고하는 등 성추문 문제에 강경 대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의 요구를 묵살했던 알리바바는 큰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WSJ은 중국 여성운동가들이 빅테크 기업의 긴 노동 시간과 뿌리 깊은 여성혐오 및 성 불균형이 결합하면서 업계에 성추행이 만연해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예로 2018년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징동닷컴의 창업주인 류창동이 성추행 혐의로 수사를 받는 사건을 언급했다.

비판이 커지자 알리바바는 사건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알리바바 그룹 대변인은 “알리바바 그룹은 성범죄에 무관용 정책을 갖고 있으며 모든 직원에게 안전한 직장을 보장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라면서 “의심되는 관련자를 정직 처분했고, 문제를 조사하고 경찰 수사를 지원하기 위해 특별 내부 태스크 포스(TF)를 구성했다”라고 말했다.

장융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 또한 사과의 뜻을 전했다. 장 CEO는 “사과해야 할 것은 인사부뿐만이 아니다. 관련 사업부 관리자도 책임이 있으며 침묵과 적시에 응답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라면서 “나부터 시작해 알리바바의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고 반성하고 행동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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