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물량까지 독식` 삼성전자…글로벌 칩업체들 `넉다운`

삼성, 애플과 친구모드로 칩 수주..TSMC·샌디스크 타격
자체 부품 탑재까지 확대..퀄컴 등도 삼성 눈치보기
  • 등록 2015-05-02 오후 12:14:50

    수정 2015-05-02 오후 12:14:50

팀 쿡 애플 CEO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전세계 반도체칩 제조업체들이 삼성전자(005930)의 최근 행보로 인해 공포감에 휩싸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최근 들어 애플과의 불화를 해소하고 공조 모드를 강화하고 있는데다 과거와 달리 자체 전자부품 조달 물량을 늘리고 있어 경쟁업체들의 실적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애플의 친구맺기…TSMC·샌디스크 `넉다운`

지금은 작고한 스티브 잡스 창업주가 생존할 당시 전쟁을 방불케 할 만큼 좋지 않았던 애플과 삼성전자의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소모적인 특허소송을 끝내기로 합의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삼성측은 이제 최고의 애플 신제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팀웍을 발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이 내놓을 차기 아이폰에 들어갈 두뇌부분인 모바일칩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애플 제품에 공급할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을 위해 애플 전담팀을 꾸려놓고 있다. 모바일 부문에서의 실적 둔화로 어려움을 겪었던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서의 협업을 통해 실적 반등을 이끌고 있다. 이렇다보니 대만 최대 반도체업체인 TSMC와 미국 샌디스크 등 다른 삼성전자의 경쟁사들이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을 공개했는데, 모든 사업부문에서 이익 성장을 보였다. 반면 이전 아이폰 모바일 칩을 독점 생산했던 TSMC는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올해 자본투자 지출 계획을 하향 조정했다.

실제 최근 대만 TSMC와 모바일 칩 계약을 놓고 수주 경쟁을 벌여 온 삼성전자가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에 들어가는 메인 칩인 A9 프로세서 공급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TSMC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법적 분쟁을 벌일 당시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의 A8 프로세서 생산을 수주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분기별 반도체와 모바일사업 영업이익 비중 추이


벳시 밴 히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반도체칩 시장에서 경쟁사들에게 복수하면서 다시 회복되고 있다”며 “삼성은 모든 사업부문에서 지속적으로 놀라운 규모의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등의 메모리 칩을 생산해온 샌디스크의 피해도 크다. 지난 1분기 실적 전망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샌디스크는 제품 평균 판매단가 하락과 제품 출시 지연, 고객 감소 등이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샌디스크가 잃은 고객은 애플이며 이는 애플이 새로운 맥 제품에 들어가는 플래시 드라이브를 삼성 제품을 쓴데 따른 것이다. 대니얼 아미어 라덴버그 탈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와 맞서 싸우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며 “삼성전자는 마음 먹고 애플로부터 샌디스크 사업을 빼앗아갔다”고 말했다.

애플은 샌디스크 전체 매출의 19%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사다. 마이크론 테크놀러지와 SK하이닉스(000660), AU옵트로닉스, TSMC 모두 자신들의 최대 고객 상위 3개사에 애플이 있다. 이들은 각 사업부문에서 삼성과 직접적으로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60% 이상이 모바일사업이었지만, 지난해말 그 비중은 37%까지 낮아졌다. 이는 반도체사업 매출이 50% 이상을 차지한 탓이었다. 삼성은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로부터 고객을 잃고 있지만, 지난해 여전히 전자부품 구입 규모에서 세계 1위를 유지했다. 삼성과 애플 두 회사가 글로벌 칩 구매량의 17%를 차지한다.

자체부품 탑재 늘리는 삼성…칩업체 `이중고`

또한 TSMC와 샌디스크 등은 삼성전자가 애플 몫을 더 가져가는 것 뿐만 아니라 삼성이 자체 부품 조달을 확대하는 것도 우려해야할 판이다. 실제 최근 출시된 삼성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6’와 ‘S6엣지’는 모바일 칩부터 퀄컴이 아닌 자체 제품으로 탑재했다. 그외 메모리칩과 모뎀, 이미지 프로세서 등도 자사 부품이었다. 그동안 삼성은 더 좋은 조건이 아니라면 자사 부품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전략을 써왔다. 그러나 이런 방침도 바뀌고 있는 셈이다.

샌디스크의 경우 애플 다음으로 큰 고객이 삼성전자다. 세계 최대 모바일 칩 디자인 업체이자 아이폰의 통신모델 제조사인 퀄컴도 삼성전자와 애플이 최대 고객이다. 퀄컴 역시 ‘갤럭시S6’ 등에 퀄컴 스냅드래곤 최신 제품을 선택받지 못한 탓에 최근 연간 실적 전망을 두 차례나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퀄컴은 삼성과의 관계 복원을 위해 차세대 모바일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820’을 TSMC가 아닌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통해 생산하기로 결정하고 관련 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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