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여행객 뺨 때리는…도 넘은 가이드

  • 등록 2016-12-27 오전 7:17:00

    수정 2016-12-27 오전 7:17:00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얼마 전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해외여행 도중 가이드에 폭행당했다는 한 여행객의 호소였다.

사건은 이랬다. 부모의 칠순을 기념해 일본으로 떠난 가족여행. 단체관광이었다. 그런데 첫날부터 한국인가이드 때문에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었다. 가이드는 자신을 ‘선생님’으로 호칭하게 했고 반말은 물론 여행 내내 옆사람과 이야기도 못하게 해 일행을 당황케 했다. 그러다가 마지막 날 문제가 터졌다. 일정 끝에 면세점으로 향하던 길에 지나친 상품 홍보와 혐한 발언을 듣다 못한 여행객이 강력하게 항의했다. 그러자 가이드는 “이런 기분으로 여행 못한다”면서 막무가내로 차를 공항으로 돌렸다. 하지만 다른 여행객의 항의에 면세점으로 다시 향했으나 도착 후 여행객과 가이드 간에 말다툼이 생겼다. 이때 “당신 부모가 불쌍하다”는 가이드의 폭언이 이어졌고 이에 여행객이 거세게 항의하자 가이드가 여행객의 뺨을 내리친 것이다.

국내로 돌아온 여행객은 가이드를 경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특히 해외여행에서 입은 피해는 사실 입증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피해 발생 이후 스스로 피해를 입증해야 하는 구조인 데다 증거물이나 증인확보도 어렵다. 해당 여행사는 가이드 개인의 일탈로 사건을 덮기에 바쁘고 여행자를 ‘진상고객’으로 몰고 가기까지 한다.

여행객이 늘어나는 만큼 피해사례도 늘어나는 추세지만 여전히 법적 보호에선 사각지대다. 가이드의 불성실·과실, 쇼핑강요 등에 대해선 보상규정도 없다. 약관을 꼼꼼히 따졌더라도 현지서 발생하는 문제는 대부분 소비자가 떠안아야 한다. 분쟁이 생겨도 해결이 쉽지 않다. 여행사가 나몰라라로 안일하게 대처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해외시장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그렇다고 좋아하고만 있어선 안 된다. 시장규모에 걸맞은 질적 성장은 필수다. 특히 여행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사안은 사전에 제어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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