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東芝)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를 한국 SK하이닉스(000660)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한미일 연합의 인수총액은 2조4000억엔(약 24조3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SK하이닉스는 2000억엔(약 2조원) 정도 투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한·미·일 연합에는 SK하이닉스와 미국 애플, 델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한·미·일 연합의 지분 구조(의결권 기준)를 베인캐피털 측이 49.9%, 도시바 40%, 일본 기업 10.1%라고 전했다. 일본 측 지분율이 50.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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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지난 4월 일본을 방문해 도시바 경영진들과 만나는 등 인수전을 직접 진두지휘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현 도시바 경영진과 함께 협업할 상생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히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쳤다. 일본 내 부정적인 여론을 고려해 점령군이 아닌 동반자적 협력 관계를 강조한 것이다.
지난 6월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으로 끝날 것 같던 인수전이 웨스턴디지털(WD)의 매각 중단 가처분신청으로 혼전을 거듭했을 때에도 최 회장은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며 인수 의지를 꺾지 않았다.
외신에 따르면 최 회장은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위해 SK하이닉스의 의결권 비율을 양보하고, WD가 제기한 소송 관련 비용도 베인캐피털과 함께 부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 회장이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관측이 많다. 도시바가 지난 6월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한 후 2개월 만에 이를 변경한 전력이 있는 데다, 이 과정에서 다른 측과도 협상을 병행하는 등 일관성 없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WD의 소송 이슈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고, 도시바는 여전히 독자 생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 최종 계약서에 서명을 할 때까지는 인수전이 끝났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