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회장, 숟가락 얹어"...대한항공, 우한 영사에 "과해"

  • 등록 2020-02-03 오전 7:41:15

    수정 2020-02-03 오전 9:52:2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진원지인 중국 우한의 총영사관에서 근무하는 한 영사가 전세기에 탑승한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을 비판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귀국 지원을 맡은 정다운 경찰 영사는 지난 1일 자신의 위챗 모멘트에 “마지막 전세기 333명 무사 탑승 후 이륙 전문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펑펑 울었다”고 남겼다.

특히 정 영사는 전세기에 외교부 신속대응팀과 함께 탑승한 조 회장에 대해 “고생고생해서 전세기 마련했는데 밥 숟가락 얹으려고 대한항공 조 회장이 비서 둘을 데리고 비행기를 탔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조 회장이) 내리지도 않고 다시 타고 가서 자리가 모자란 탓도 해본다”며 “결국은 그것까지 생각하지 못한 내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정 영사는 지난 2일에도 뉴스1을 통해 “탑승 자리가 모자랐던 것은 아니고 환자 등 불편한 분이 배려받아야 하는데 그런 자리(비즈니스석)가 모자라 배려하지 못했다는 뜻”이었다며, “디스크 수술해서 잘 걷지 못하는 분이 계셔서 비즈니스석으로 배려하고 싶었는데 높으신 분들이 많아 그런 자리가 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조 회장은 교민 탑승을 위해 기내에서 준비했으며 별도의 비서를 동행하지 않았다”며 정 영사의 표현이 과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중국 후베이성 우한 교민들 수송에 투입되는 전세기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공항사진기자단)
앞서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중국 우한과 인근 지역에서 우리 교민과 유학생 701명을 전세기로 귀국하도록 했다.

해당 전세기에는 기장과 승무원 등 대한항공 직원 15명씩 탑승했다. 막판까지 정부와 탑승 여부를 조율한 조 회장도 함께 했다.

대한항공 측은 “조 회장이 운항항공사 책임자로서 탑승한다”며 “승무원들의 자원에 대한 감사 표시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위해 동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 회장의 탑승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조 회장은 오는 3월 사내이사 재선임이 달린 지주회사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둔 상황이다. 조 회장이 가족뿐 아니라 KCGI, 반도건설 등 우호 지분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에서 결국 부정적인 이미지를 의식한 보여주기식 행보가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승무원도 최소 수준으로 배치했고 수송 교민에 비해 전세기 좌석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특별한 역할이 없는 조 회장이 굳이 탑승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누리꾼도 “보여주기 쇼라도 의미있었다”는 반응과 “좀 오버한 건 사실”이라는 의견이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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