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볼썽사나운 임금체불社의 대관료 환불 싸움

'아이언 마스크' '셜록홈즈' 등 논란의 제작사
플레이앤씨, 충무아트센터 대관료 문제 제기
대관료 환불 요구 전 임금체불 해결부터 해야
  • 등록 2020-11-17 오전 6:00:00

    수정 2020-12-07 오전 10:28:07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배우, 스태프에 대한 임금체불을 일삼아온 공연제작사가 지난 4월 취소한 공연에 대한 대관료 환불을 뒤늦게 요구하고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주인공은 공연제작사 플레이앤씨다. 이들은 중구문화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충무아트센터가 코로나19로 취소한 공연의 대관료를 환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작사에 따르면 이들은 창작뮤지컬 ‘글래디에이터’ 공연을 위해 2020년 4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을 대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대관을 연기했고, 극장 측 의견을 수용해 공연 작품을 ‘글래디에이터’에서 ‘메피스토’로 변경했다.

제작사 측은 “코로나19로 ‘글래디에이터’ 공연 진행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한 충무아트센터가 제작사에 ‘메피스토’로 공연을 변경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공연을 진행할 수 없게 됐음에도 대관료를 돌려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충무아트센터 입장은 달랐다. 제작사 측에서 ‘글래디에이터’ 대신 ‘메피스토’를 공연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먼저 보내왔다는 것. 이 기간 ‘레베카’ ‘마리 퀴리’ ‘차미’ 등을 공연했던 충무아트센터는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공연 취소라는 주장도 억지라고 반박했다. 충무아트센터 관계자는 “‘글래디에이터’는 제작사에서 먼저 공연 취소를 결정한 것이기에 대관료 환불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플레이앤씨는 충무아트센터가 대관료 환불 대신 내년 대관을 해달라는 요청을 묵살했으며, 뮤지컬 ‘시스터 액트’ 내한공연이 취소된 기간(2020년 11월~2021년 1월)에 ‘잭 더 리퍼’ 공연 대관을 요청했으나 이 마저도 거절당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충무아트센터 측은 “2021년 대관 건은 대관심사 과정에서 탈락한 것”이라며 “‘시스터 액트’ 취소 기간에 대한 대관 요청은 정식 공문으로 받은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공연계는 악명 높은 플레이앤씨의 과거 전력을 들어 뮤지컬계 고질병인 이른바 ‘돌려막기’를 위해 대관료 환불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한다. ‘돌려막기’는 이전 공연에서 본 손실을 다음 공연으로 메우는 뮤지컬계의 해묵은 관행이다. 플레이앤씨는 ‘아이언 마스크’ ‘잭 더 리퍼’ 등 임금체불 논란을 불렀던 제작사 메이커스프로덕션과 동일 회사로, 올초에는 ‘셜록홈즈: 사라진 아이들’ 개막 후 약 2주 만에 코로나19를 핑계로 조기 폐막해 구설수에 올랐다.

뮤지컬계 관계자는 “‘셜록홈즈: 사라진 아이들’로 밀린 임금을 아직 받지 못한 스태프, 앙상블이 많이 있다”며 “임금 문제도 해결 못했는데 코로나를 이유로 대관료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니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플레이앤씨 관계자는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일부 주지 못한 금액이 있다”고 말했다.

플레이앤씨가 대관료 문제를 뒤늦게 끄집어낸 배경에는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공공극장 대관료를 대관일 한 달 전까지 전액 환불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권고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권고사항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자체 등이 조례와 행정규칙 등을 손질해 내년 9월부터 이행할 계획으로 이 사안은 해당되지 않는다.

설령 제작사가 대관료를 환불받더라도 그 돈이 임금을 받지 못한 스태프, 앙상블에게 돌아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는 건 문제다. 플레이앤씨의 대관료 환불 요구가 보다 진정성을 얻으려면 먼저 임금체불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부터 표명해야 할 것이다. 플레이앤씨는 “권익위 조치에 따르지 않는 극장에는 이에 상응하는 정부 규제가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뮤지컬 발전을 위해 임금체불하는 제작사에 대관 기회를 주지 않는 규제가 더 시급해 보인다.

[반론보도]<[현장에서]볼썽사나운 임금체불社의 대관료 환불 싸움> 관련

본지는 지난 11월 17일 위와 같은 제목의 보도를 했습니다.

이에 대해 ㈜플레이앤씨는 “지난 4월 공연 취소에 따른 대관료 환불 요구는 정당한 것이지 소위 돌려막기를 위한 것이 아니다. 또한 뮤지컬 ‘셜록 홈즈 : 사라진 아이들’의 조기 폐막은 공연 투자자 등과의 협의 하에 내려진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라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임금체불 문제가 불거졌던 공연제작사 플레이앤씨(메이커스프로덕션)의 뮤지컬 ‘아이언 마스크’ ‘잭 더 리퍼’ ‘셜록홈즈: 사라진 아이들’ 포스터(사진=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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