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사망 전날 영상 공개…“살려고 겨우 우유 삼켜”

SBS ‘그것이 알고싶다’, 사망 전날 어린이집 CCTV 공개
축 처진 채 교사 품에 안겨…전문가 “무감정 상태”
  • 등록 2021-01-04 오전 7:46:31

    수정 2021-01-04 오전 7:46:31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양부모에게 학대를 당하다 숨진 생후 16개월 여아 정인이의 사망 전날 모습이 공개돼 충격을 안겼다. 축 늘어져 무기력하게 앉아 있는 정인이의 모습을 본 의사들은 아이가 극심한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겪고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부모에게 학대를 당하다 숨진 생후 16개월 정인이의 사망 전날 모습이 담긴 어린이집 CCTV 영상이 공개됐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지난 2일 방송된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16개월 입양아 사망 사건 진실’ 편에서는 생후 7개월 무렵 양부모에게 입양된 뒤 상습 학대를 당하다 생후 16개월에 숨진 정인이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날 방송에서는 정인이가 사망하기 바로 전날 어린이집 폐쇄회로(CC) TV 영상이 공개됐다. 정인이는 울지도 않고 힘없이 축 처진 채 어린이집 교사 품에 안겨 있었다.

어린이집 교사는 정인이 상태가 심상찮아 보이자 몸 이곳 저곳을 살폈다. 교사는 아이 옷을 걷어 볼록한 배를 보고 놀라 계속 아이를 주시했다. 이어 교사는 음식을 먹이려 했지만 아이는 거부했고, 한참 후 우유를 먹었다. 정인이는 우유 한 모금을 마시고는 힘이 드는지 숨을 헐떡였다.

정인이의 양모는 이날 어린이집에 잠시 들렀으나 입구에서 잠깐 들여다보고 집으로 돌아갔다. 또 정인이는 종일 한 걸음도 떼지 못하다가 오후 늦게 양부가 찾아오자 그제야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만난 의사들은 CCTV 영상과 사망 직전 찍은 CT 등을 본 후 아이가 극도의 고통을 겪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탈수가 너무 심해서 그거(우유)라도 안 먹으면 죽으니까 먹는 것”이라며 “배 안에 다 염증이니까 먹으면 먹을수록 엄청 메스껍고 배가 계속 아팠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기수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장이 터져서 장 안에 있던 공기가 바깥으로 샜다”며 “공기가 새어 나가고 이러면 통증 중에서는 최고의 통증이다. 아이가 말을 못해서 그렇지 굉장한 고통이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 같은 고통에 정인이는 왜 울거나 보채지 않았을까. 다른 소아과 전문의는 “저 나이대 아이들은 몸이 엄청나게 아프지 않은 이상 항상 움직여야 한다”라며 “정서 박탈이 심해서 무감정한 상태일 때 저런 모습을 보인다”고 했다.

입양아 정인이를 학대해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양모 A씨가 지난해 11월19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검찰 송치를 위해 호송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정인이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양모 A씨에게 상습적인 폭행·학대를 당하고, 사망 당일인 10월13일 등 쪽에 강한 충격을 받아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됐으며, 양부도 아동복지법 위반(아동 유기·방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양부모는 정인이의 죽음이 사고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양부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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