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와 같은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의 수면효율은 얼마나 될까. 강승걸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신흥범 코슬립수면의원 원장팀이 2013년도에 발표한 논문 ‘임상현장에서 하지불안증후군환자의 수면다원검사결과의 특징과 약물처방현황’에 따르면,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을 호소한 211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환자들의 수면 효율은 7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잠을 정상적으로 자는 일반인은 약 85~90%의 효율을 보인다. 다리에서 느껴지는 불편감도 문제지만, 일상수행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치료로 수면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강 교수팀은 수면다원검사를 시행받고 치료를 받은 18세 이상 211명 환자들의 검사결과를 분석했다. 환자들은 면다원검사실에서 야간수면다원검사를 시행했다. 전극과 감지기를 장착하고 밤에 잠을 자는 동안 뇌파 등의 다양한 생체신호들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또 불을 켠 상태에서 눈을 뜨고 침대에 기대어 앉아 양다리를 뻗게 한 후 움직임을 검사하는 운동억제검사도 진행했다.
그 결과 대상자들의 수면 효율(잠자리에 들어서 아침에 눈을 뜨기까지의 시간 중 실제로 잠이 든 시간)은 78%에 그쳤다. 일반인의 수면 효율을 85~90%로 봤을 때 약 10% 정도 낮은 효율을 보인 것이다. 환자들의 수면시간은 5.7시간(340.3분)으로 입면 후 각성시간은 86.8분에 달했다. 수면의 단계로 봤을 때는 비교적 얕은 수면 단계인 N1이 16.5% N2가 59.5%로 전체의 76%을 차지했다. 꿈꾸는 단계의 수면인 렘수면은 20.5%로 비교적 정상범주였다. 운동억제검사를 통해 나타난 1시간 당 3초 이상 미세각성 상태를 나타내는 각성지수는 21.6회였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잠을 자려고 누웠을 때 ‘다리가 불편하다’, ‘기분이 나쁘다’,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다’, ‘콕콕 쑤신다’ 등 다양한 증상 경험한다. 이러한 증상은 몸을 움직이면 완화되는 경우가 많다. 다음의 4가지 기준을 모두 만족하면 하지불안증후군을 의심한다. 첫ㅅ째째,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대개 불편하거나 불쾌한 느낌을 동반) 둘째,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나 불쾌한 느낌이 쉬거나 움직이지 않을 때 시작되거나 악화 셋째,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나 불쾌한 느낌이 움직이는 동안 완화 넷째,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나 불쾌한 느낌이 저녁이나 밤에 더 나빠지거나 발생으로 분류한다.
그럼에도 하지불안증후군은 아직까지 원인이 확실하지 않다. 연구자들은 뇌의 화학물질인 도파민의 불균형으로 증상이 나타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화학물질은 몸의 근육 움직임을 조절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 환자들의 다수에서 가족력이 발견되기도 한다. 임신 등 일시적인 호르몬 변화로 인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스트레스 또한 증상을 악화시킨다.
이번 연구결과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의 상당수가 폐쇄성수면무호흡증, 주기성 사지운동장애 등의 수면장애를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도 흥미롭다. 211명의 환자들 중 64.5%인 136명은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을, 25.1%인 53명은 주기성 사지운동장애를 동반해 총 대상자의 87.7%가 복합적인 수면장애 유형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철분 결핍 등 다른 질환과 연관돼 하지불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런 경우 원인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자기 전 따뜻한 목욕, 스트레칭, 명상 등을 통해 근육 긴장을 완화시키고 카페인 섭취를 제한하는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으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도파민효현제 등 약물치료를 통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분석대상이 된 211명의 환자들도 4가지 진단기준에 의한 진단 척도가 치료 전 24.9점으로 중증에 해당했다가 적극적인 치료 후 13.4점으로 보통 수준으로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강 교수는 “수면장애는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으로도 어느 정도 증상이 개선되기도 하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수면의 질이 현저하게 저하될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치료를 받기를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