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여파, '창업사관학교'에 몰리는 청년들

청년창업사관학교, 국내 유일 제조업 중심 창업시설
올해 450명 모집, 역대 최대 2106명 몰려
선발된 창업자, 연간 최대 1억원·전문가 밀착지도 등 지원
최근 여성 비율 증가…“창업, 실전 경험 바탕 돼야”
  • 등록 2017-01-22 오전 10:34:26

    수정 2017-01-22 오전 11:50:54

청년창업사관학교 6기 입교생인 박슬기(왼쪽부터) 블룸엔진 대표, 노승욱 티에이블 대표, 정성린 디자인코드엘 대표. (사진=박경훈 기자)
[안산=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난 속 창업 열기는 해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올해 청년사관학교 모집에는 역대 최다인원인 2106명이 몰려 뜨거운 창업 열풍을 뒷받침했다.

폭설이 내린 지난 20일 찾아간 경기 안산시 소재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선 2월 졸업을 앞둔 청년 CEO(최고경영자)들이 내일을 준비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박슬기(39) 블룸엔진 대표는 이곳에서 스마트화분 ‘듀이’를 만들었다. 대형건설사에서 기획업무를 맡다 입교한 박 대표는 “사무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현업 경험이 풍부한 전담교수의 지도를 받을 수 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지난 2011년부터 시작한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올해로 7기 입교생을 맞는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서울 강남구를 중심으로 한 팁스(TIPS)타운, 디캠프 등 애플리케이션 기반 창업시설과 달리 국내 유일 제조업 중심 인큐베이팅센터를 표방한다. 이곳에서 교육을 총괄하고 있는 박성태 창업지원팀 차장은 “제조업과 ICT(정보통신기술)기반 제조업이 85대 1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단순 앱 개발은 과제로 선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중진공에 따르면 안산을 비롯해 전국 5개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450명을 모집하는 이번 7기 모집에는 개교이래 역대 최대 인원인 2106명이 몰려 4.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청년실업률(9.8%) 영향으로 청년들이 창업전선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열기에 부응하듯 지난해 260억원이었던 관련 예산도 올해 5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청년창업사관학교 7기 지원서 중 일부. 60여명의 전문가가 투입돼 선발인원을 정하게 된다. (사진=박경훈 기자)
선발된 창업자…연간 최대 1억원, 전문가 밀착지도 등 지원

선발된 창업자에게는 1년간 총 사업비의 70% 이내에서 최대 1억원(2년 과제는 2억원)까지 시제품 개발 등에 소요되는 사업비와 창업 공간 및 실무교육, 기술 및 마케팅 전문가의 밀착지도 등이 지원된다.

졸업을 앞두고 얼마 전 경기 화성시에 작은 공장까지 차린 ‘차(茶) 농축액’ 업체 티에이블의 노승욱(40) 대표는 “최근 외국계 카페에 납품을 시작했다”며 “지원금에 더해 160시간의 교육을 통해 경영자로 재탄생 할 수 있는 건 이곳만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청년창업사관학교 1기부터 지금까지 졸업후 창업에 나선 CEO는 1215명. 이들 기업이 올린 매출액은 7210억원, 총 고용인원은 2843명에 달한다. 주목할만한 졸업생으로는 부동산 중개 앱 직방으로 유명한 안성우 채널브리즈 대표(1기), 보행자 안전시스템 개발로 연간 188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김구현 아이탑스오토모티브 대표(1기), 스마트 커피 로스팅 머신을 제조해 연 32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우종욱 스트롱홀드(6기) 대표 등이 있다.

경기 안산시에 위치한 청년창업사관학교는 1982년 개원한 중소기업연수원의 일부를 창업시설로 꾸몄다. (사진=박경훈 기자)
최근 여성 비율 증가…“창업, 실전 경험 바탕 돼야”

창업을 꿈꾸는 인적구성도 다양해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여성 비율이다. 박 차장은 “1기에는 9.4%에 불과했던 여성 입교자 비율이 꾸준히 늘어 6기에는 24.3%를 보였다”며 “올해 지원자 중에서도 22.3%가 여성이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여고생 입교자인 연희연 에스엔티스투쳐 대표가 큰 화제가 됐다.

이곳에서 만난 대다수 청년 CEO들은 청년실업의 대안으로 창업을 택하는 것을 경계했다. 온라인 의류 유통채널을 운영 중인 정성린(35) 디자인코드엘 대표는 “10년의 디자인 경력을 발판으로 창업에 도전했다”며 “창업이라 하면 실전 경험과 경력이 발판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원우 청년창업사관학교 교장 역시 “창업을 실업의 대안으로 푸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며 “그런 사람들은 오래되지 못해 나간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사업을 하고 싶다면 자신만의 생각에 갇히지 말기를 권한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사람 맞아?…가까이 보니
  • 상큼한 'V 라인'
  • "폐 끼쳐 죄송"
  • 아슬아슬 의상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