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대, 블로그·카페는 사양길?.."아 옛날이여"

주무대였던 PC 온라인 사용 시간 해마다 급감
모바일에서도 이용시간 증가는 '답보 상태'
동영상, SNS에 밀려 예전보다 인기 하락 실감
  • 등록 2017-02-18 오전 9:02:00

    수정 2017-02-18 오전 9:02:00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는 ‘카페’라는 이름의 인터넷 커뮤니티가,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는 블로그가 주요 인터넷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대 중반 활성화됐던 블로그는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와 함께 인기를 끌었다. 구독자 층이 두터운 블로거들은 여느 언론 미디어 못지 않은 영향력일 끼쳤다. 파워블로거들은 기업들의 광고를 유치하며 높은 수익을 거뒀다.

지금도 카페와 블로그는 막강한 인터넷 서비스다. 네이버에서 자생적으로 성장한 ‘중고나라’는 월 평균 방문자 수가 1억5000만명(업계 추정)에 이를 정도다. 각종 정보 교류 카페도 인기가 여전하다. 예컨대 많은 주부들이 육아와 교육과 관련된 카페에서 정보를 얻고 교류한다. 이런 카페에서는 기업들의 마케팅 또한 활발하다. 블로그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꾸준하게 자신만의 콘텐츠를 축적한 블로그는 현재도 인기를 얻고 있다.

주무대인 PC에서 가파른 침체

그러나 최근 들어 양상이 달라졌다. 유튜브 등 동영상을 기반으로 새로운 정보 콘텐츠 플랫폼이 인기를 얻으면서 텍스트 위주의 블로그가 힘을 잃은 것이다. 게다가 상업 블로그가 기승을 부리면서 블로그 콘텐츠에 대한 신뢰성도 의심받고 있다. 네이버가 C랭크라는 알고리즘을 도입해 블로그 선별에 나선 배경이다.

카페는 커뮤니티의 장이라는 본래 기능을 상실했다. 카카오톡 등 모바일 기반 메신저에 사용자들이 몰려들면서 상당수 친목 기반 커뮤니티는 ‘정지’ 상태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대중화도 카페 침체에 한 몫 했다.

실제 PC 이용 시간 변화를 보면 카페와 블로그가 빠르게 힘을 잃어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가 발표한 ‘2016년 통신시장경쟁상황평가’를 보면 이 같은 현상은 뚜렷하다.

PC(유선인터넷)로 블로그를 보는 사람들의 총 이용 시간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개년 동안 매해 10.2% 씩 줄었다. 2015년 기준 블로그 이용 시간은 14억3821만분으로 2012년 19억8806만분보다 27.7% 줄었다. 2016년 통계까지 더해지면 PC 이용자들의 블로그 이용 시간 감소세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카페는 블로그보다 감소세가 더 가파르다. 같은 기간(2012~2015년) 카페의 총 이용시간 연평균 감소율은 19.1%다. 2012년 33억7007만분이던 이용 시간은 2015년 17억8439만분으로 줄었다. 3년 사이 반토막난 셈이다.

단위 : 만분 자료 : 2016년 통신시장경쟁상황평가(KISDI 코리안클릭 통계 자료 인용 )


검색, 뉴스, 커뮤니케이션 등 온라인 서비스가 전반적으로 하락세에 있다고 하지만 카페와 블로그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모바일 상황은? “만만치 않다”

물론 반론도 제기 가능하다. PC의 총 이용 시간이 감소했고, 모바일 이용 시간이 증가했기 때문에 모바일에서는 다를 수 있다는 반론이다.

그러나 모바일에서 카페와 블로그는 침체를 면했을 뿐 이용 시간에 있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2015년 블로그의 이용 시간은 모바일 기준 7억6397만분으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5.6%(연평균)씩 늘었다.

카페는 더 제자리걸음이다. 2015년 8억2078만분으로 2012년부터 0.9%씩 이용시간이 늘었다. PC 기준 2015년 카페 이용 시간이 17억분에 달한다고 치면 모바일은 절반 수준이다. 모바일이 PC를 대체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게다가 뉴스(연평균 12.3%), 검색(연평균 19.4%)이 모바일에서 빠르게 이용 시간을 늘려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모바일에서도 카페·블로그는 큰 인기를 얻지 못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더욱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증가추세였던 블로그·카페 이용 시간(모바일)이 2015년 꺾였다.

단위 : 만분 자료 : 2016년 통신시장경쟁상황평가(KISDI 코리안클릭 통계 자료 인용 )


2000년대 주요 인터넷 서비스였던 블로그와 카페가 사양길에 접어든 까닭은 무엇일까. 동영상 등 다른 서비스의 이용 시간 증가로 블로그와 카페를 보는 시간이 그만큼 줄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국내 최대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는 매월 순 이용자 수가 1900만명(업계 추정)에 달한다. 이용 시간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PC에서 동영상을 보는 시간은 연평균 30.5%씩 늘고 있다. 다른 온라인 서비스 이용 시간이 줄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 하다.

모바일에서는 동영상 시청 시간 증가세가 더 폭발적이다. 동영상 콘텐츠 이용 시간의 증가율은 연평균 92.9%다. 해마다 두 배 규모로 늘어나는 셈이다.

카페의 주기능이었던 지인들과의 친목 기능도 페이스북의 등장으로 상실됐다. 페이스북 페이지, 그룹 등이 카페의 친목 기능을 대신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정보를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의 인공지능이 찾아주기 때문에 굳이 나의 관심사를 찾아 카페에 가입할 필요성 또한 줄어들고 있다.

파워블로거로 이름을 날렸던 한 블로거는 “블로그 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며 “광고주들도 다들 떠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콘텐츠를 올리며 근근이 버티고 있는 정도다. 시장이 바뀌면서 서비스의 운명이 갈리는 극명한 예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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