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 한마리가 2만원'…닭값 천원 오르자 치킨값 2천원 올린 BBQ

BBQ, 산지 육계값 폭등 이유로 제품가격 평균 9~10% 인상
AI 여파로 산지 육계가격 1000원↑, 주력제품 2000원↑
BBQ측 "8년만의 인상, 배달앱 확산 탓 수수료 부담도 커져"
가격 인상시 소비 위축으로 양계농가·육가공업체 피해 우려
  • 등록 2017-03-13 오전 6:30:00

    수정 2017-03-13 오전 6:30:00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1위 업체인 BBQ가 치킨가격을 인상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 1위인 BBQ가 가격을 인상하면서 다른 업체들도 인상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아진 때문이다.

치킨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육계(肉鷄)가격이 크게 올라 판매제품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축산농가 등은 가뜩이나 AI로 어려운 판국에 치킨값마저 오르면 소비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치킨값 인상이 확산할 경우 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 아래 육계 가격 안정을 위한 방안 모색에 고심 중이다.농림축산식품부는 우선 비축 닭고기 2000t을 시중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방출하고, 수입산 닭고기 관세를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와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치킨가격 인상이 확산할 것을 우려한 조치다.

닭값 1000원 오르고 치킨은 2000원 올라

치킨가격 인상은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1위인 BBQ가 시작했다. BBQ는 대표 메뉴 가격은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2000원 올리고 다른 메뉴들도 1000~1500원 가량 인상하기로 했다. 인상 폭은 평균 9~10% 수준이다. 이번 인상으로 인해 BBQ 제품 가격은 대부분 1만원대 후반에서 2만원대 초반이 된다. BBQ가 치킨 가격을 올린 것은 2009년 이후 8년 만이다.

BBQ 관계자는 “그간 서민물가 안정을 위해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가격인상을 자제해 왔다”며 “AI 여파로 육계값이 크게 올랐을 뿐만 아니라 배달앱 대중화 등으로 인한 수수료 부담이 늘었고 배달 대행료 등 신규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 가맹점들의 요구로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했다”고 말했다.

주재료인 육계값이 오른 것은 사실이다. 한국육계협회,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 육가공업체 등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에 주로 공급되는 육계생계 가격은 1㎏당 2690원(소 기준)으로 1년전(1590원)보다 1000원(59.2%)올랐다. 이는 1987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다.

육계협회 관계자는 “AI여파로 산지 닭 가격이 폭등했고, 이마저도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육계는 생육속도가 빨라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가격 폭등은 3~6개월이면 안정되는데 비해 과거 전례를 볼 때 한번 오른 치킨가격은 내려온 적이 없다는 점이다. 아울러 치킨 제품 가격에서 육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10~20% 선에 불과하다는 점도 가격 인상을 납득하기 힘든 이유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 BBQ(왼쪽)가 조류인플루엔자 영향으로 육계 가격이 오르면서 치킨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해 경기도의 한 종계 농장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닭을 살처분 하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 원가 상승 이유 오르기만 하는 치킨값

소비자들은 원가 상승을 이유로 오르기만 하는 치킨값에 불만스러워 하고 있다.

직장인 이호선(40) 씨는 “아이들이 치킨을 좋아해 한달에 2~3회는 주문해 먹는다”며 “요즘에는 너무 가격이 올라 솔직히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산지 닭값이 올랐다는 이유로 가격을 올리는 것은 봤어도, 원가가 줄었다고 가격을 내리는 것은 본 적이 없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 닭을 가공·납품하는 육가공업체와 양계농가 또한 가격 인상이 결국 프랜차이즈 본사만 배불리는 행위라며 부정적인 반응이다.

한 육가공업체 관계자는 “AI 여파로 육계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지만 길어도 몇개월 뒤면 수급이 안정될 것”이라며 “문제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가격을 올리면 소비가 위축돼 판매량이 감소해 육가공업체의 전체 매출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충남에서 양계농가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45) 씨는 “지난해부터 최악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AI가 확산하면서 엄청난 손해를 입었지만 납품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치킨업계가 가격을 올린다고 해도 농가에까지는 그 혜택이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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