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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20일 원·달러 환율은 심상치 않은 미·중 무역전쟁 공포감에 1110원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주요 2개국(G2)간 무역전쟁이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타협점이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간밤에도 그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0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 정책을 설계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중국이 잃을 게 더 많다”고 했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G2의 존재감은 어마어마하다. 국제금융시장이 불안에 떨며 위험자산 회피 기류가 강해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날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폭락했다.
그 대신 초안전자산으로 불리는 미국 국채가격은 상승(금리는 하락)했다. 뉴욕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1.83bp(1bp=0.01%포인트) 하락한 2.8971%에 마감했다. 너도나도 위험한 주식을 팔고 안전한 채권으로 눈을 돌렸다는 의미다.
당장 위험통화로 분류되는 원화 가치는 타격을 받았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부터 원·달러 1개월물은 1110원이 넘는 호가가 나왔다. 최종 호가는 1110.35원.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45원)를 감안하면 전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09.10원)와 비교해 2.70원 상승한(원화 가치 하락) 것이다.
최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약세 일로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5거래일간 33.9원이나 상승(원화 가치 하락)했다. 지난 12일만 해도 1075.2원에 출발했으나 전날 1110원대를 넘보는 레벨까지 올라섰고, 이날은 실제 1110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고점인 지난해 11월15일 당시 1112.3원을 넘어설 게 유력하다. 1120원을 넘보던 지난해 11월14일(1118.1원) 수준까지 올라설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서울외환시장은 장중 환율 ‘상단’을 탐색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1110원 초중반대 레벨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원·달러 환율 고점에서 대기하고 있는 수출업체의 네고(달러화 매도) 등의 수급 물량은 원화 약세 폭을 제한할 수 있는 재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