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하극상' 의혹 부사관에 '면죄부' 준 국방부

본지, 군사경찰 군기문란 의혹 보도
국방부 감사관, 작년 말부터 직무감찰
주요 의혹 대부분에 '문제없다' 판단
일부만 확인돼 '경고' 8명·'주의' 6명
  • 등록 2021-02-01 오전 6:00:00

    수정 2021-02-01 오전 7:35:42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방부는 31일 이데일리가 작년 11월 23일 단독 보도한 군사경찰(옛 헌병) 관련 군기문란 의혹에 대해 대부분 ‘면죄부’를 줬다. 형사법 위반 정황 등을 확인하고도 수사 의뢰 조차 하지 않았다. 일부 사안에 대한 관련자 8명에게 ‘경고’ 처분을, 6명에게 ‘주의’ 처분만 줬을 뿐이다. ‘부실 감찰’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국방부 감사관실은 두 달여 동안 진행한 국방부 근무지원단과 예하 군사경찰대대에 대한 직무감찰 결과를 설명했다. △강압수사와 허위 자백 강요 △피의자의 방어권 무력화 △부사관의 대상관범죄 △지휘관의 측근 부사관 사건 축소 및 감싸기 △군사경찰대대의 사건 은폐 △전(前) 군사경찰대대장의 특정인 사찰 △기지경계 소홀 및 은폐 등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다.

우선,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에게 진술거부권과 변호인 조력권을 고지하지 않은 부분은 확인됐다. 이는 군사법원법 제236조를 위반한 것이다. 하지만 군사경찰대대 수사과장에 대한 경고 처분에 그쳤다.

특히 이 수사과장은 부사관 출신 준사관이다. 상관인 장교들이 다수 있는 회의실에서 2~3분간 후배 부사관을 향해 욕설을 했는데도 감사관은 별 문제 없다 판단했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정문 (사진=연합뉴스)
모 부사관의 비위 및 미온적 징계 처리 부분에서도 군사경찰대대장과 담당 수사관에게 주의 처분만 줬다. 가해자인 부사관의 진술서를 받지 않은 책임만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감사관은 모 부대원이 해당 부사관의 여러 비위 행위를 적시해 대대장에게 제보한 1차 보고서와 주요 혐의점이 빠진 수정 보고서를 모두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피해자를 회유해 수정 보고서를 만든 대대장의 혐의는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대대장의 부사관에 대한 징계 유예 역시 문제없다는 판단이다.

또 해당 부사관이 여군 장교에게 성희롱적 발언을 한 정황을 확인하고도 주의 처분에 그쳤다. 진술이 엇갈려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정도의 판단이다.

특히 여러 부대원이 대상관범죄에 해당하는 장교에 대한 막말과 뒷담화, 욕설 등의 혐의를 진술했지만 ‘주장’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진술자들은 감사관이 부사관의 반박 이후 자신들을 다시 불러 재확인하는 절차도 안했다고 주장한다.

부사관에게 ‘님’자를 붙여 호칭토록 장교들에 강요한 일도 그냥 넘겼다. 전(前) 군사경찰대대장의 ‘발언’으로 청사 근무병이 특정 군무원의 출·퇴근을 확인한 일에 대해선 ‘주의’ 조치했다. 지시와 보고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사찰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외제 차량과 택시의 국방부 영내 무단 진입 사건에 대해선 경계 소홀과 후속조치 미흡에 대한 지휘·감독 책임을 물어 근무지원단장 등 5명에게 경고를, 참모장 등 7명에게 주의를 줬다.

국방부 감사관실은 국방부 근무지원단에 대해선 경계 강화 대책 마련, 근무규정 및 수사과정 준수를 위한 교육, 언어순화 교육 등 개선 대책을 두 달 내 마련토록 ‘개선’ 처분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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