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배제 검토하는 국민연금…'석탄발전' 우선 타깃 된 이유는

국민연금, 투자제한·배제전략 도입 방안 논의
기후변화 관련 석탄 기업에 우선 적용 전망
해외 연기금, 석탄보다 무기산업 배제 많아
  • 등록 2021-05-01 오전 11:30:00

    수정 2021-05-01 오전 11:30:00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국민연금이 석탄발전 기업을 대상으로 한 투자배제 전략 도입 논의를 공식화한 가운데, 해외 주요 연기금은 국민연금보다 먼저 투자배제(네거티브 스크리닝) 전략을 도입해 투자에 적용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전략은 국가별·기관별로 천차만별이다.
30일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주재로 제5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은 지난달 30일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기후변화 대응 투자제한·배제전략 도입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도입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다음 기금위에서 해당 안건을 재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19년 국민연금의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 네덜란드 사회보장기금(PGGM), 네덜란드 공적연금(APG), 스웨덴 연기금(AP1~AP4),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 등은 대량살상무기·기후변화·건강 등의 분야에서 선택적으로 투자배제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이 가운데 많은 연기금이 집속탄이나 대인지뢰 등 대량살상 무기를 개발하거나 개발에 관계된 기업에 대한 투자를 원칙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화학무기 등 다른 무기와 비교해서도 민간인에게 피해를 미칠 우려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이 투자제한·배제 전략의 첫 번째 타깃으로 논의하는 석탄발전·채굴은 대량살상무기 관련 기업보다는 투자를 배제하는 연기금이 더 적다. 국민연금 못지않게 덩치가 큰 APG는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에 나서는 연기금이지만 투자배제에 석탄 문제는 포함하지 않는다.

이는 석탄 관련 기업의 지분을 처분하고 손을 떼기보다는 오히려 지분을 가진 투자자로 있으면서 이들이 석탄산업 대신 대체에너지로 눈을 돌릴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차원이다. APG는 석탄산업을 이유로 지난해 한국전력(015760)에서 투자금을 회수하는 등 관련 기업을 압박하지만 규정 자체는 여유롭게 열어둔 셈이다.

네거티브 스크리닝 전략 관련 해외 연기금 사례 (자료=국민연금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
이처럼 책임투자 전략은 국가별 특성과 정서, 투자자가 중요시하는 사안이 무엇인지에 따라 천차만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일례로 호주에선 지난해 세계적 광산업체 ‘리오 틴토’가 원주민들이 신성시하고 고고학적 가치가 큰 동굴을 개발을 위해 폭파시켰다가 투자자 반발에 직면해 CEO가 사퇴하기도 했다. 원주민 차별이 오래전부터 중요한 사회문제였던 점이 반발을 부채질한 셈이다.

해외 주요 연기금이 대량살상무기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과 달리 한국이 기후 문제를 먼저 건드리는 것 역시 한국의 특성이 일부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분단국인 한국은 2010년 발효된 국제연합(UN)의 집속탄금지협약에 가입하지 않았다.

반면 기후변화는 최근 미국이 기후정상회의에서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발표하는 등 국제적으로 규제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글로벌 추세에 발맞춰야 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단순히 외국 사례를 참고해 규정을 만들기보다는 한국의 산업 생태계와 정서를 고려해 세심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투자배제를 가장 먼저 기후변화 차원에서 논의하는 배경에 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대량살상무기 등은 국제협약으로 제한되기도 하는데 기후환경 변화 대응이나 온실가스, 탄소배출 문제는 국제적 공조가 필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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