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칼럼]소외된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이유

조동민 (사)한국프랜차이즈협회 회장
  • 등록 2013-11-07 오전 8:59:16

    수정 2013-11-07 오전 8:59:16

[조동민 한국프랜차이즈협회 회장] 지난 10월 18일, 올 들어 다섯 번째로 프랜차이즈 업체의 임직원들과 함께 경기도 의정부 소재의 어느 아동복지시설을 찾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빵과 치킨, 떡과 피자 등의 음식을 제공하고 이불빨래부터 머리 깎기, 뜨개질 요령도 가르치며 저녁 늦은 시간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올해 초부터 프랜차이즈기업 대표들이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작은 사회봉사 활동이 회를 거듭하면서 참여 기업들이 늘어나 큰 보람을 느낀다. 처음에는 독거노인 위주로 시작했지만 조금 여력이 생기면서 아동복지시설에 이르기까지 좀 더 많은 곳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우리가 찾은 아동시설 관계자는 “아이들에게 혹시라도 부모님 얘기는 피해 달라”고 당부를 했다. 봉사활동을 위해 찾아 왔다가 무심코 던진 얘기에 아이들이 많은 상처를 받고 오랫동안 후유증을 앓는다는 것이다.

필자는 아이들과 산책도 할 겸 손을 잡고 운동장으로 나왔다. 아이들은 손을 꼭 잡으며 “아빠”라고 불렀다. 그리고 “아빠 집에 가자”고 한다. “그래! 놀러 갈 겸 아빠랑 같이 가자. 아빠 손 꼭 잡고 지금 가자”라고 했더니 이내 “밤이라 무서워서 가기 싫다”면서 펑펑 운다. 필자도 어둠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펑펑 울었다.

통계청의 ‘2012 출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가 혼외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는 1만144명으로 전년대비 1.9%인 185명이 늘었다고 한다. 2000년 이후 연간 5000명 남짓하던 혼외출생아 수는 2011년 9959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물론 2011년 기준 전체 신생아 가운데 혼외 출생아가 차지하는 비율은 2.1%로 OECD 중 가장 낮다. 유럽연합(EU) 27개국의 평균 혼외 출생자 비율은 39.5%로, 특히 에스토니아( 60%)와 슬로베니아(57%), 프랑스(56%)는 혼외 출산이 전체 출산의 절반을 넘는다. 그런데 속사정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상황이 낫다고 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혼외 출산율이 낮은 이유는 낙태가 많기 때문이라고 하니 헛웃음이 나올 뿐이다.

유기 영유아 또한 서울시 통계에 의하면 2010년에는 4명이었는데 2012년에는 67명, 올해는 이틀에 한 명꼴인 176명으로 올해 말이면 251명까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미처 낙태를 못하고 아이를 버리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런 아이들이 좋은 가정에 입양되어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입양특례법을 마련하여 입양부모 자격기준을 강화하고 국내입양을 우선 추진하는 것을 비롯해 최소 7일 정도 입양숙려제와 친부모 출생신고 의무화 등을 포함한 아이의 권익과 복지 보장에 노력하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입양축하금과 공개입양 가족에 대한 지역사회 차원의 지지를 강화하는 사업이 전개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그러나 정부의 입양제도의 개선이나 지자체의 맞춤형 입양제도보다 더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 부모의 잘못된 선택으로 버려진 아이들에 대해 우리 사회가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고아 출신이면서 핫도그 가게로 백만장자가 되었던 호주의 사회적 기업가 데이비드 부소는 백만장자의 타이틀을 버리고 무담보소액대출(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을 통해 3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해냈고 전 세계 수많은 빈민들을 빈곤에서 탈출시켜 ‘사회적 기업가’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그가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이뤄진 막대한 부를 다시 사회에 환원할 수 있었던 것은 사회로부터 받은 사랑과 관심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이런 아이들에게 베푸는 사랑이야말로 수많은 ‘데이비드 부소’의 탄생으로 되돌아 올 것이다. 그리고 내 손을 잡았던 그 아이가 ‘데이비드 부소’와 같은 훌륭한 사람이 되길 진심으로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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