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 동원 희생자 유해 80년 만에 유족 품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 격전지 강제 동원 故 최병연 씨 유해 봉환
4일 고인 고향 전남 영광서 추도식 후 선산 안치
  • 등록 2023-12-03 오후 12:00:00

    수정 2023-12-03 오후 12:00:00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태평양 전쟁 당시 일제에 의해 강제 동원됐다 목숨을 잃은 고(故) 최병연 씨의 유해가 80년 만에 유족 품으로 돌아왔다.
1943년 11월 20일부터 23일까지 길버트 제도의 타라와 섬에서 미군과 일본군이 벌인 타라와 전투. ⓒ 위키미디어 공용.
행정안전부는 역사적 상흔을 치유하고 국민 통합을 위해 강제 동원 희생자 고 최병연 씨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하고 귀향식과 추도식을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고 최병연 씨는 대일 항쟁기(1938년~1945년) 일제에 의해 타라와섬(현 키리바시 공화국의 수도)으로 강제 동원돼 희생됐다. 타라와 전투(1943.11.20.~23.)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 타라와섬을 강제 점거하던 일본군에 맞서 미군이 상륙 작전을 벌였던 전쟁이다. 전투에서 6000 명이 넘는 전사자가 발생했으며,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문건에 따르면 한국인 강제 동원자 10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2019년 정부는 미 DPAA가 발굴한 아시아계 유해에 대해 유전자 교차 분석 결과 그해 11월 고 최병연 씨가 한국인임을 확인했다. 고 최병연 씨의 유해는 태평양 격전지 최초로 신원을 확인한 한국인 유해다. 이에 지난 2020년 유해 봉환을 추진했으나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봉환이 중단됐다.

행안부는 지난해부터 미 DPAA 및 키리바시 공화국 등과 긴밀히 협조해 유해 봉환을 재추진했다. 인천공항을 통해 3일 국내로 봉환된 유해는 4일 고인의 고향인 전남 영광군 소재 ‘영광문화예술의전당’으로 옮겨 고인의 넋을 기리는 추도식을 거행한 후 선산에 안치될 예정이다.

봉환에 앞서 희생자의 유해는 지난 1일 행안부 이준승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장과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외교보좌관 데이비드 랜츠(David Ranz), 미국 DPAA 부국장 매튜 브래넌(Matthew Brannew), 이서영 주호놀룰루대한민국총영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하와이 DPAA 잔디광장에서 추도식이 거행됐다. 4일 추도식에는 고인의 유족과 이상민 행안부 장관, 영광군수 등 200여 명이 참석하며, 이 장관이 고인을 애도하는 추도사를 낭독한다.

이번에 부친의 유해를 맞이하는 고 최병원 씨의 차남 최금수(81) 씨는 “아버지(고 최병연, 1918~1943년)가 타라와에 강제 동원된 지 일 년 만에 전사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80년 만에 기적적으로 아버지를 유해로나마 만날 수 있게 됐다“며 ”지금이라도 선산에 모시게 돼 평생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 준 것 같아 더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추도사를 통해 “고 최병연 님의 명복을 기원한다. 또 긴 세월 생사를 몰라 애태우며 지내온 유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며 “강제 동원 희생자의 유해 봉환은 국가의 책무이자, 가슴 아픈 역사를 치유하기 위한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마지막 한 명의 유해를 봉환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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