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길 신한금투 연구원은 “중동 분쟁이 금융시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국제 유가이나 이번엔 다르다”며 “예루살렘 사태가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가자지구) 지역은 직접적 원유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는 원유 지대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루살렘 사태는 오히려 미국 리더십에 부정적인 영향을 줘 장기 달러화 가치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노 연구원은 “분쟁 지역에서 평화 협상을 주도해온 경찰 국가 미국이 이스라엘 입장을 일방적으로 들면서 중재자로서의 지위가 퇴색됐다”며 “즉각 아랍 국가들은 미국과의 대화 채널을 단절했고 이는 미국의 소프트파워 약화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 약화 근거는 또 있다. 1985년까지만해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5%에 달했으나 작년 24.7%로 하락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2022년 미국의 GDP 비중이 22.8%로 추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중장기 달러 약세 요인이다.
노 연구원은 “미국은 막대한 쌍둥이 적자에도 달러화 기축통화 지위를 이용해 발권력을 유지했다”면서도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행정부 정책은 장기적으로 달러화 위상을 약화시킨다. 이는 소탐대실”이라고 평가했다. 또 역사적으로 기축통화 기한이 100년 내외였다. 노 연구원은 “2005년 홍콩 통화청 자료에 따르면 기축통화 지위는 80~110년간 유지된다. 달러화가 패권을 쥔지 103년이 지났다. 역사는 반복된다”며 “지난 600년간 패턴에서 보면 향후 몇 년간 달러화 지위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