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분쟁은 유가보다 달러화 위상 약화에 영향 미칠 듯

  • 등록 2017-12-13 오전 8:15:25

    수정 2017-12-13 오전 8:15:25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면서 촉발된 중동 분쟁은 국제유가보다 달러화의 지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13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인구 85만명의 도시 예루살렘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3개 종교의 성지로 역사적 상징성 때문으로 오랜 기간 중동 분쟁 지역이었다. 이스라엘은 1967년부터 예루살렘을 점유하고 수도로 선포했지만 분쟁 발생을 우려한 국제 사회로부터 인정을 못 받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수도로 인정하자 중동과 아프리카 소재 이슬람 국가들이 즉각 반발했다. 유럽연합(EU) 5개국(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도 긴급 공동성명으로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트럼프 발표 직후 7일 국제유가는 1.3% 올랐다.

노동길 신한금투 연구원은 “중동 분쟁이 금융시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국제 유가이나 이번엔 다르다”며 “예루살렘 사태가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가자지구) 지역은 직접적 원유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는 원유 지대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루살렘 사태는 오히려 미국 리더십에 부정적인 영향을 줘 장기 달러화 가치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노 연구원은 “분쟁 지역에서 평화 협상을 주도해온 경찰 국가 미국이 이스라엘 입장을 일방적으로 들면서 중재자로서의 지위가 퇴색됐다”며 “즉각 아랍 국가들은 미국과의 대화 채널을 단절했고 이는 미국의 소프트파워 약화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소프트파워는 중재 역할을 자처한 EU로 이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총리는 내방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예루살렘 문제에 관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독일은 시리아 난민 사태로 보여준 리더십을 예루살렘 중재로 공고히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노 연구원은 “미국 외교 리더십 약화는 장기적으로 기축통화인 달러화 위상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 약화 근거는 또 있다. 1985년까지만해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5%에 달했으나 작년 24.7%로 하락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2022년 미국의 GDP 비중이 22.8%로 추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중장기 달러 약세 요인이다.

국방비 증액을 위해 미국 국무부의 예산 비중이 하락하고 있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 국무부와 국제개발처(USAID) 예산을 전년보다 31.5% 삭감했다. 1961년 이후 지속된 미국 개발 원조 정책의 후퇴를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노 연구원은 “미국은 막대한 쌍둥이 적자에도 달러화 기축통화 지위를 이용해 발권력을 유지했다”면서도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행정부 정책은 장기적으로 달러화 위상을 약화시킨다. 이는 소탐대실”이라고 평가했다. 또 역사적으로 기축통화 기한이 100년 내외였다. 노 연구원은 “2005년 홍콩 통화청 자료에 따르면 기축통화 지위는 80~110년간 유지된다. 달러화가 패권을 쥔지 103년이 지났다. 역사는 반복된다”며 “지난 600년간 패턴에서 보면 향후 몇 년간 달러화 지위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제야 웃는 민희진
  • 나락간 '트바로티' 김호중
  • 웃으며 시작
  • 디올 그 자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