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와의 전쟁’ 결국 실패…2·4대책 연착륙 필요”

전문가들이 말하는 文정부 4년…평가와 과제
“초반에 공급 후순위 미룬것이 가장 큰 미스”
무리한 임대차법으로 서민주거 불안까지
“남은 1년, 2·4대책 속도내고, 민간 규제 풀어야”
  • 등록 2021-03-03 오전 6:00:55

    수정 2021-03-03 오전 7:09:19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값 2017년 5월 6억원에서 현재 10억원, 같은 기간 전셋값 4억원대에서 약 6억원. 문재인정부 4년간의 주택시장 성적표다. 집값 급등으로 무주택자들의 내집마련 기회는 더 멀어졌고 주거불안은 가중됐다. 참혹한 결과를 낳은 이유는 뭘까.

문 대통령 임기가 1년여 남은 가운데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가장 실패한 부동산 정책으로 수요억제에만 치중한 정책 기조를 꼽았다. 서울 집값이 폭등한 것은 규제 일변도 정책에 따른 부작용이라는 얘기다.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새 임대차법은 오히려 전세난을 가중시켜 결과적으론 안 하느니만 못했다는 지적이다.

“투기와의 전쟁이 매매·전세 다 올려놔”

2일 이데일리가 부동산시장을 대표하는 전문가 6명에게 ‘문정부 4년 부동산정책’에 대한 평가를 요청한 결과, 가장 잘못한 정책으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꼽았다. 수요억제 등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일관해 집값 상승세를 부추겼고, 결국 주거불안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2·4공급대책을 내놓으며 주택공급 확대 시그널을 줬지만 이마저도 늦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사진=뉴시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문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6억원대에서 10억원 후반대로 무려 78% 뛰었다. 같은 기간 전세가격도 50.5% 뛰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집권 초반에 (분양주택) 공급을 후순위로 미뤄둔 것이 가장 큰 실책이었다”면서 “강력한 공급이 처음부터 이뤄졌다면 이렇게 가격이 뛰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문재인 정부가 취임 초기부터 사실상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는데, 이는 대부분의 수요자를 투기꾼으로 몰아붙이는 듯한 인상을 주면서 반발을 불러왔고, 수요억제가 반대로 수요증가를 부르는 부작용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정부 부동산 정책은 3년 반동안 규제 일변도로 가다가 막판에 주택공급으로 돌아섰는데, 잇따른 규제와 늦은 공급으로 인해 이미 집값이 많이 올랐고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어려워졌다”면서 “특히 대출 규제와 재건축 시장 규제가 집값을 폭등시켰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등 새 임대차법도 수요억제 정책 못지 않게 잘못된 정책으로 봤다. 이들은 전셋값을 수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끌어올리며 전세난에 기름을 부었다고 혹평했다.

윤 연구원은 “현 정부가 잘한 정책을 굳이 꼽자면 임대사업자를 활성화했던 초기부터 3년 차까지로, 그때는 전월세시장이 안정됐다”며 “하지만 이후 이를 폐지하고 새 임대차법을 도입하면서 전세난을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임대차법은 제도상으로만 놓고 보면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적용시점이 가장 문제였다”면서 “임대차법이 시범적용 기간을 가지고 진행했으면 상대적으로 혼란이 덜 했을텐데, 소급적용과 함께 즉각적으로 시행해버려 탈이 났다. 결국 전월세시장 가격 폭등을 부른 트리거 역할을 했다”고 했다.

KB 통계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9829만원으로 6억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새 임대차법이 본격 시행된 작년 7월(4억992만원)과 비교하면 7개월만에 약 1억원이 뛴 셈이다.

사진=이데일리DB
“남은 1년, 2·4대책 ‘액션플랜’·민간규제 완화 급선무”

전문가들은 문 정부가 남은 임기 1년 동안 주거 안정화를 꾀하려면 2·4대책의 구체적 ‘액션플랜’이 나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는 7월부터 시작되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에 맞춰 주기적으로 ‘공급 시그널’을 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공급정책을 현실화한 방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면 심리적 안정을 주는 동시에 시장안정세를 회복할 것”이라면서 “후속정책이 계속 나와야 믿음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2·4대책이 나온 상황에서 선택의 여지는 없다”면서 “신도시 후보지 추가 발표와 역세권 재건축을 단계별로 차근차근 시작하는 게 1번 과제”라고 봤다. 그러면서도 “시장이 왜곡된 만큼 대출 및 세금 규제는 일정 부분 재고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주도 사업 규제 완화 필요성도 나왔다. 이 센터장은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량 확대는 서울시장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부분”이라면서 “유휴부지도 사실 다 끌어왔고. 정부 공급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는 보장도 없다. 공공성이 있는 방향으로 규제를 푸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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