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인사 방한 하루전…北김여정, 文·바이든 저격 “봄날 없다”(종합)

외교·국방수장 방한 하루 앞두고 `경고장`
한미훈련 맹비난…남북군사합의서 파기 거론
文 겨냥 “임기 말, 앞길 고통스럽게 될 것”
美 향해선 “4년 간, 잠 설칠 일 안만들어야”
  • 등록 2021-03-16 오전 8:16:46

    수정 2021-03-16 오전 8:24:43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미국 외교·국방장관의 방한을 하루 앞두고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를 향해 경고장을 날렸다. 이는 약 2개월만에 대남 비난 담화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단을 촉구해온 한미연합훈련 개시를 맹비난하며 “3년 전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임기 말기에 앞길이 무척 고통스럽고 편안치 못할 것”이라며 대남 관련 기구 폐지와 남북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을 거론했다. 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향해선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다면 시작부터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사진=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 부부장은 16일 조선중앙방송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낸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이 8일부터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침략적인 전쟁 연습을 강행하는 길에 들어섰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이 지난 1월 제8차 노동당대회에서 남한 당국의 태도에 따라 3년 전 봄날이 돌아올 수 있음을 언급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북남관계의 마지막 기회로 될 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경고였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당국은 또다시 온 민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따뜻한 3월’이 아니라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선택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한미연합훈련 규모 축소에 대해 “우리는 지금까지 동족을 겨냥한 합동군사연습 자체를 반대하였지 연습의 규모나 형식에 대하여 논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동족을 겨냥한 침략전쟁연습이라는 본질과 성격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와 행동을 주시할 것이며 감히 더더욱 도발적으로 나온다면 북남군사분야합의서도 시원스럽게 파기해버리는 특단의 대책까지 예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현 정세에서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 대남 대화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리하는 문제를 일정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우리를 적으로 대하는 남조선 당국과는 앞으로 그 어떤 협력이나 교류도 필요 없으므로 금강산국제관광국을 비롯한 관련 기구들도 없애버리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남조선당국은 스스로 자신들도 바라지 않는 ‘붉은선’을 넘어서는 얼빠진 선택을 하였다는 것을 느껴야 한다”며 “병적으로 체질화된 남조선당국의 동족대결의식과 적대행위가 이제는 치료불능상태에 도달했으며 이런 상대와 마주 앉아 그 무엇을 왈가왈부할 것이 없다는 것이 우리가 다시금 확증하게 된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부장은 그동안 침묵했던 미국의 조 바이든 새 행정부를 향해서도 짧은 경고를 보냈다. 사실상 첫 공식 입장을 밝힌 셈이다.

그는 “대양 건너에서 우리 땅에 화약내를 풍기고 싶어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의 새 행정부에도 한 마디 충고한다”며 “앞으로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나온 첫 공식 대미 메시지로, 남측 당국에 대한 경고보다 수위가 약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기적으로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을 하루 앞두고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 부부장의 이번 담화가 북한 전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 2면에 실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한 엄포성 경고로 보기 어려워 보인다. 북한이 남한과 미국에 대한 입장을 어느 정도 확정하고 추후 구체적인 실행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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