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20만원’ 전국민 지원금 진통…與 “국정조사” Vs 홍남기 “유감”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놓고 진통이 일고 있다. 여당은 전 국민에게 1인당 20만원 씩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야당뿐 아니라 정부도 난색을 표했다. 이대로 가면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12월2일)을 넘길 수 있어 우려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與 “세수 과소추계 의도 있다면 기재부 국정조사”

18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이날 오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기재위 소위에는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 예결위 소위에는 안도걸 기재부 2차관이 참석한다. 앞서 지난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재난지원금을 논의했지만 여야 이견으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예결위로 넘어간 더불어민주당 단일안은 전 국민에게 1인당 20만원을 지급하는 증액안이다. 총 재원은 10조3000억원(국비 8조1000억원, 지방비 2조2000억원)이다. 증액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지급된다.

여당은 기재부에 대해 연일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15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포함한 정책 결정 집행자들이 따듯한 방 안 책상에서 정책 결정을 하는 것이 현장에서는 멀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라디오 방송에서 “(기재부의 과소추계에) 의도가 있었다면 이를테면 국정조사라도 해야 될 그런 사안”이라며 기재부가 세수를 고의로 축소해 예측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17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세입 전망을 이렇게 틀리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다”며 “이런 기재부의 소극적 자세에 대해서는 분명한 점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남기 “공직자들 그렇게 일 안 해…與 유감”

그러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전 국민 지원금에 선을 그었다. 홍 부총리는 지난 17일 물가를 점검하기 위해 서울 양재동 농협하나로마트 등을 방문한 뒤 취재진과 만나 “모든 정책과 예산이 국가와 국민을 지향점으로 하고 있고, 재정당국으로서 재정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견지하려는 노력은 불가피하다”며 “이 두 가지를 가슴에 담고 국회 예산심의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세수 오차가 발생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송구하단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당 측에서 정부의 고의성을 언급한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몇 차례 말씀드린 것처럼 공직자들이 그렇게 일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참조 이데일리 11월16일자 <[팩트체크]윤호중 “초과세수 50조” vs 기재부 “19조”, 왜 다를까>, 11월17일자 <[현장에서]김동연과 홍남기는 왜 똑같은 사과를 했나>)

홍 부총리는 “세수추계 관련해 통상 국회 예산정책처가 기재부와 마찬가지로 전망을 한다”며 “기재부 전망과 예정처 전망을 비교해보면 큰 차이가 없다. 그게 (의도적 과소추계가 아니라는) 반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반기 경제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돼 추가로 19조원의 초과세수가 전망된다는 설명이다.

홍 부총리는 초과세수 활용 방안 관련해 “이번 주나 다음주 초 중 대책을 확정해 발표할 생각”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그는 지난 5일 예결위에서 “여러 여건을 본다면 전 국민에게 주는 것보다 이처럼 맞춤형으로 필요한 계층과 대상에 집중적으로 주는 게 효과적”이라며 취약계층 집중지원을 예고한 바 있다.

기획재정부의 ‘2021~2025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국가채무는 매년 100조원 넘게 늘어난다. 이대로 가면 2025년에는 1408조5000억원(GDP 대비 58.8%)을 기록, 차기정부(2022~2027년)에서 150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단위=원, % (자료=기획재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