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 끝나나…힘 얻는 유가 바닥론

WTI·브렌트유 저점 대비 20% 올라…활황장 진입
OPEC 생산량 조절 움직임·美 원유생산 감소
러시아·캐나다까지 겹호재
  • 등록 2015-09-01 오전 8:00:46

    수정 2015-09-01 오전 8:00:46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유가가 급반등하면서 활황장 영역으로 진입했다. 미국 셰일가스 업계와 중동 산유국 간 벌어졌던 치킨게임이 끝날 조짐을 보이면서 유가도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31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3.98달러(8.8%) 오른 49.2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7월21일 이후 최고치다. 지난 24일 저점에 비해 29% 올랐다. 사흘간 27% 뛰어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해 유가가 급등했던 지난 1990년 8월 이후 사흘 상승폭으로는 최대를 기록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브렌트유도 4.1달러(8.2%) 급등한 54.1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전저점에 비해 27% 상승했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저점 대비 20% 이상 올라 불마켓(상승장)에 진입한 상황이다.

이날 유가가 급등한 것은 공급이 줄어들 조짐이 감지됐기 때문이다. 유가 급락에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은 미국 셰일가스 업계에 맞서 원유시장 패권을 놓지 않기 위해 생산량을 오히려 늘려왔다.

하지만 낮은 유가에 대해 우려하며 다른 산유국들과 논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감산 기대가 높아졌다.

OPEC은 최근 발행된 월간 간행물에서 “높은 원유 생산과 시장 투기에 따른 유가 압력은 우려로 남아있다”며 “다른 생산국들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아직 회의 일정이나 장소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았고 적정 유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지도 않았지만 그동안 생산량을 줄이지 않겠다는 강경론이 누그러진 것만으로도 유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적정 가격에 대해서는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이 지난 22일 OPEC 내에 배럴당 80달러를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힌트를 준 바 있다.

여기에 미국 원유 생산량 관련 통계도 유가 상승에 불을 지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 929만6000배럴로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저유가로 인해 미국 원유 생산량이 정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형성됐다. 지난 4월에는 하루 960만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러시아도 원유시장 분위기를 돌리는데 한몫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3일 중국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만나 유가 안정을 위한 상호 협력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힌 것. 두 정상은 중국 전승절 기념 행사 참석차 중국을 찾는다.

캐내디언 오일샌즈가 화재로 합성원유 오일샌즈 프로젝트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도 유가를 끌어올리는데 한 몫 했다. 캐나다는 미국에 대한 최대 원유 수출국으로 캐나다 원유 생산이 감소하면 미국 원유 재고도 줄어들게 된다.

올리비에 제이콥 페트로매트릭스 이사는 “생산이 계속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 유가도 바닥을 칠 것”이라며 “생산량 증가의 파고에 부딪혔지만 결국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만, 유가가 확실하게 바닥을 다지기 위해서는 저유가 기간이 더 이어져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가가 반등하면 석유기업들이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산유국에서 확실하게 생산이 줄어들 때까지는 저유가가 계속돼야 한다는 것.

제프리 셔먼 더블라인캐피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정말 바닥에 도달했다고 판단하려면 공급이 더 줄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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